野, 특수활동비 조사소위 주장 '본회의 보이콧'…與 "국정 발목잡기"
여야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인 특수활동비를 조사하는 문제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수 부족를 문제 삼으며 연간 8000억원 규모의 특수활동비 감시를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내에 특수활동비 조사소위를 설치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28일 새누리당을 압박하기 위해 이날 예정된 본회의에 대해 '보이콧'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무책임한 국정 발목잡기"라며 맹비판 하고 있어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가 예정됐던 2014회계연도 결산안 처리와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인준이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4선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첫번째 조치로 제안한 '특수활동비조사소위' 마저 (새누리당이) 거부하고 있다"며 "10시로 예정된 본회의 개최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며 '본회의 보이콧'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은 세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세금으로 880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편성했고, 국회도 90억원에 가까운 돈(을 사용한다)"며 "저희 당은 이것을 줄이고 투명화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끝까지 하겠다"며 "국민 세금을 허공에 날리는 듯한 특수활동비 문제를 분명히 바로잡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는 내수 불황의 원인을 메르스 탓으로 전가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개별소비세의 한시적 인하조치 배경에 이런 안이한 인식이 있다"며 "내수불황, 소비 침체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개별소비세의 한시적 인하 조치는 철지난 낙수효과를 재탕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대기업, 부자들 지갑에 돈이 흘러들어갈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또 "그 돈이 다시 서민의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런 낙수효과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무책임한 국정 발목 잡기"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한 전 총리 판결과 관련해 특수활동비를 통해 화풀이하는 건 맞지 않다"며 "특수활동비로 발목을 잡아 결산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을 과연 국민이 어찌 생각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특수활동비는 국회 이외에도 국가정보원을 포함해 검찰이나 경찰, 국방부 등 정부 각 부처에서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사정기관 중에는 국정원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야당의 소위 설치 주장이 국정원을 겨냥한 요구이며, 대법원의 한 전 총리 판결을 '정치적 재판'으로 몰아가려고 대법관 특수활동비를 문제 삼았다고 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야당이 특수활동비가 중요하다면서도 정작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쓰는 (국정원을 다루는) 정보위는 결산을 안 했다"며 "해킹 관련 각종 의혹 제기에도 한 건도 옳은 게 없다 보니 이제 국정원에서 원본 파일을 안 보여줬다는 핑계로 (결산을) 계속 보이콧한다"고 비판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특수활동비 대부분은 국정원 예산으로, 국정원은 인건비와 업무추진비 등 모든 예산이 특수활동비로 편성된다"며 "전 세계 어느 국가도 국가정보기관의 예산을 특수활동비로 잡지 않은 곳이 없다"고 야당의 주장을 거듭 반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