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섭 장관, '덕담 건배사' 강조…野 탄핵 소추
선거 중립 의무 위반 혐의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사진)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오게 되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유념하겠다"고 사과했다.
정 장관은 선거주무장관임에도 지난 25일 저녁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 만찬 건배사 제의를 통해 "제가 '총선'이라고 외치면 의원님들은 '필승'을 외쳐 달라"고 발언해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장관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정 장관은 이날 "갑작스런 건배사 제의를 받고 연찬회 브로슈어에 있던 표현을 그대로 하게 됐다"며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정 장관의 사퇴를 압박하며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의원 워크숍에서 "국회의원 총선거의 주무 장관이 '총선 필승'을 노골적으로 외친 것은 당장 직을 내려놓고 처벌받아야 할 사안"이라며 "스스로 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탄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 주무장관의 위법성이 뚜렷한 정종섭 행자부 장관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위법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탄핵소추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은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하면 탄핵 의결이 이루어진다.
현재 새정치연합 의석수는 129석으로 재적(298명) 3분의 1을 넘어 발의는 무난하지만 새누리당(159명)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의결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새누리당은 정 장관의 탄핵소추와 관련해 "덕담 수준의 건배사"임을 강조하며 "(야당의)지나친 정치공세"라며 비판했다.
◈ 특수활동비 '돌출'…여야, 8월 마지막 본회의 무산
여야가 특수활동비 조사소위 구성 여부를 놓고 격돌을 벌이면서 결국 28일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2014년도 결산안 처리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인준 ▲정치개혁특위 활동기간 연장안 등이 뒤로 밀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앞서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인 특수활동비를 조사하기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내에 조사소위를 구성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이날 예정된 '본회의 보이콧'을 시사하면서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본회의 파행 위기를 맞자,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김성태 예산결산특위 간사와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안민석 예산결산특위 간사는 이날 오전 만나 논의에 나섰지만 결국 본회의 개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정치연합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예정된 본회의는 하지 않고 추가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지적하는 특수활동비는 연간 8000억원 규모로 모든 정부부처에 편성되는 게 아니다. 국회 이외에도 국가정보원을 포함해 검찰이나 경찰, 국방부 등 정부 각 부처에서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사정기관 중에는 국정원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특수활동비는 무엇보다 영수증을 첨부할 필요가 없어 그동안 개인 용도나 정치자금 등으로 쓰일 수 있는 문제가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4선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세금을 허공에 날리는 특수활동비를 분명히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무책임한 국정 발목잡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소위 설치 주장이 국정원을 겨냥한 요구이며, 대법원의 한 전 총리 판결을 '정치적 재판'으로 몰아가려고 대법관 특수활동비를 문제 삼았다고 보고 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한 전 총리 판결과 관련해 특수활동비를 통해 화풀이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고,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야당이 특수활동비가 중요하다면서도 정작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쓰는 (국정원을 다루는) 정보위는 결산을 안 했다"며 "해킹 관련 각종 의혹 제기에도 한 건도 옳은 게 없다 보니 이제 국정원에서 원본 파일을 안 보여줬다는 핑계로 (결산을) 계속 보이콧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여야 원내지도부가 추가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를 경우, 오는 31일 본회의를 열어 밀린 안건들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