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고소득 전문직종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이들의 지능적 탈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효과적 과세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고소득 전문직들이 벌어들인 수입이 제대로 신고 되지 않은 행태가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중 전문직 조사실적'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 중 전문직 1241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5485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그러나 벌어들인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숨기는 것을 뜻하는 '소득적출률'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해 고소득 자영업자 중 전문직의 소득적출률 32.9%로, 전년(2013년, 32.8%)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쉽게 말해 100만원을 벌면 32만원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숨긴다는 소리다.
이 의원은 "대상 직종별 매출 규모가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세청이 새로운 과세 기법 개발에는 뒷전이고 기존의 과세 기법을 관례적으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변호사 업계의 경우 사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수임료를 챙기는 이른바 '선임계 미제출 변론'이 가장 고질적인 탈세수법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국세청은 이에 대한 뚜렷한 과세 기법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통상 선임계를 제출하고 정식변론을 하는 변호사는 수임료 중 부과세 10%, 비용을 제외한 금액의 35%에 대한 소득세, 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주민세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바꿔서 말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으면 수임료의 30~40%에 가까운 세금을 탈세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임계 미제출 변론의 경우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 자료를 입수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변호사협회에서 이에 대한 제보와 신고를 받아 윤리위에서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단행하고 있는 만큼, 변협과의 공조가 이루어진다면 일정 부분 개선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각 급 법원에서 변호사 선임계를 수집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의원은 "국세청이 현금거래를 통한 신고누락이나 현금거래 비율 산정 등 기존의 탈세 적발 기법에만 매몰되어 있다"며 "고소득 전문직의 탈세기법에 보다 실질적인 대응 역량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