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나성동으로 이전한 뒤 처음 맞은 국정감사에서는 국세청의 세무행정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송곳같은 발언이 쏟아졌다. 새정치 박영선 의원은 국세청을 '범죄동업자'에 비유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놓기도 했고, 새정치 최재성 의원은 국세청의 지하경제 양성화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며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10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채택'과 관련해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의원들의 본질의가 끝나기도 전에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NTIS)의 용역업체인 삼성SDS 사장의 증인채택을 놓고, 야당은 증인채택을 자제해달라는 국세청의 의견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세청이 삼성의 하부기관이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사실관계가 왜곡됐다"며 반박했다.
특히 세수결손, 세무조사 관련한 질의 이외에도 국세청 소속 직원들에 대한 도덕성을 문제 삼은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세금으로 해외연수를 떠난 국세청 공무원들이 제출한 결과보고서(논문) 대부분이 표절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
급기야 임환수 국세청장까지 나서 직원들에 대해 정신교육을 똑바로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세경유착이다", "의원님이 국세청장이에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신세계 전직 임직원 명의로 차명주식 1000억원이 발견됐다"면서 국세청으로부터 자료 요청을 했으나,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국세청에서는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박 의원은 "이게 정격유착이다. 재벌 비호를 하는 거고, 구체적으로는 세경유착"이라고 꼬집었다.
또 박 의원은 신세계 그룹의 차명주식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 "이건 판단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정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자료제출을 거부한 국세청을 옹호했다. 이에 박 의원은 "강석훈 의원이 국세청장이냐, 여당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와서 뭐하는 것인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 박 의원은 "(국세청에서)주지 않는 자료 대부분이 재벌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세청장이 답변도 안한다. 굉장히 불쾌한 표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삼성의 하부기관처럼 (행동)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이 "삼성SDS 사장과 관련해서는 국세청에서는 증인채택 문제를 자제해달라고 했다"고 언급하면서 한 발언.
표절 의혹?…"뉴스보고 깜짝 놀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이 "국외훈련을 다녀온 국세청 공무원들의 결과보고서(논문) 대부분이 표절로 의심된다"고 지적하자, 임환수 국세청장은 "저도 어제 9시 뉴스보고 깜짝 놀랐다"며 말했다. 임 국세청장은 이어 "미래가 있는 공무원이 유학 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학 가기 전부터 정신교육을 똑바로 시켜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고 일종의 마법 같은 것…"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이 국세청이 밝힌 실적 자료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며 뱉은 말.
최 의원은 "국세청이 2014년 지하경제양성화 실적과 역외탈세 실적을 2012년과 비교해 증가분을 표기해 실적을 올렸다"며, "직전연도와 비교하면 지하경제양성화 실적은 반토막나고 역외탈세 실적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말했다.
"가장 안정된 국세청이라 생각한다"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은 이날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임환수 국세청장을 칭찬하며 힘을 불어 넣어주는 모습을 보여 눈길.
김 의원은 "임환수 청장이 지난해 8월 부임했는데 지금까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 가장 안정된 국세청을 만들고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국세행정에 임해달라. 특히 금년 세수가 잘 걷어지고 있는데 당초 예산에 근접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