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상품 'NO'…차별화된 서비스 선보여야 경쟁력 ↑
금융소비자들이 주거래은행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10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은행들의 고객유치전이 뜨겁다.
은행권은 수수료 면제와 우대금리 적용, 만기시 자동 재예치 등의 혜택이 담긴 계좌이동제 특화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SC은행은 최근 계좌이동제를 겨냥해 예·적금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들 은행들이 출시한 금융상품들이 대부분 비슷한 혜택을 담고 있지만 출시 시점과 프로모션 전략에 따라 실적은 달랐다.
가입 금액 기준 예·적금 상품에 대한 판매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 곳 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은 7월 27일 IBK평생한가족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입출식과 거치식, 적금 형태인 적립식으로 나뉘는데 각각 528억원(2만6100좌)과 8550억원(3만1000좌), 92억원(1만6000좌)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에 이어 예·적금 판매 실적이 높은 곳은 SC은행이다. SC은행은 지난 5월 22일 계좌이동제를 겨냥해 내놓은 마이플러스통장이 1만8000좌 8670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신한은행의 신한주거래우대통장·신한미래설계통장(7월 13일 출시)과 국민은행의 KB국민ONE통장은 각각 4783억원(27만8941좌)과 3853억원(17만543좌)의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계좌이동제 특화상품을 출시한 우리은행은 가입 계좌 수 기준으로 가장 앞섰다. 우리은행 주거래통장은 지난 3월 10일 출시한 이래 이달 7일까지 83만4192좌를 기록했다. 적금 상품인 주거래예금은 지난달 19일 출시한 이후 9467좌 302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계좌이동제 특화상품 출시 시점이 다른 은행보다 늦어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1일 통합은행 출범과 동시에 행복Together정기예금과 행복Together적금을 출시해 각각 911억원(3959좌)과 64억원(1만8305좌)의 실적을 나타냈다.
농협은행은 이달 15일 계좌이동제를 겨냥한 NH주거래우대통장과 NH주거래우대적금을 출시할 예정이고, 씨티은행도 이달 중 씨티자산관리통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주거래 고객을 우대하는 대출상품 부문에서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은행만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이 중 우리은행은 4만2124명을 대상으로 118억원의 주거래대출(3월 10일 출시)을 실시해 가장 높은 실적을 나타냈고, 기업은행은 지난달 3일 출시한 I-ONE직장인스마트론으로 800명에게 49억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은 앞두고 이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며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신규 진입하게 되면 은행들의 고객 가입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 전에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과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혜택으로는 신규 고객 유치와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다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출시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