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증권사 신용대출 평균금리 7.93%…3년간 0.2%p↓
김기준 의원 "금리인하 혜택 증권사 독차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4% 중반대로 하락했지만 증권사 신용대출 금리는 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대 증권사 중 키움증권이 신용대출과 주식담보대출 금리가 가장 높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신용거래 및 예탁증권담보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들은 신용 및 담보대출에 기준금리인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준 의원에 따르면 키움 대신 미래에셋 한국투자 하나대투 신한금융투자 대우 현대 삼성 NH투자증권 등 상위 10개 증권사의 위탁매매 및 수수료 수익은 상반기 1조20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6% 늘었다.
증권사들이 최근 몇 년간 거래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투자자에 대한 수수료와 이자놀이로 메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에게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하는데 위탁매매 상위 10개 증권사의 신규 취급액 기준 신용거래융자 평균 대출금리는 2012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8.13%에서 7.93%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행이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내린 것을 감안할 때 증권사들의 금리 인하폭은 터무니없이 작았다.
상위 10개 증권사 중 평균 대출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10.1%에 달했고, 이어 대신증권 8.2%과 미래에셋 8%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단 한차례의 금리조정도 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오히려 금리를 올렸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손실 위험이 훨씬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매수한 증권을 담보로 잡는데다 담보유지비율을 140%로 유지하기 때문에 떼일 우려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의 평균금리가 높다는 것은 주식시장 호황을 틈타 이자수익을 극대하기 한 증권사들의 조치라는 지적이다.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증권사의 예탁증권담보대출 금리도 기준금리 인하폭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10대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012년 7.32%에서 6.63%로 0.69%포인트 내리는데 그쳤다.
주식담보대출 금리 역시 키움증권이 9.4%로 가장 높았는데, 키움증권은 지난해보다 0.68%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그 뒤를 미래에셋 7.5%과 한국투자증권 7.2%이 잇고 있었다.
증권사들은 은행과 조달비용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폭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증권사들의 조달금리인 CP나 채권은 은행 수신보다 더 신속히 금리인하가 반영되기 때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기준 의원은 "기준금리가 일곱차례나 내렸는데 증권사들은 대출금리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이 누려야 할 금리인하 혜택을 증권사들이 독차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이 금리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금융당국은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