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지난해 적자 불구 300% 배당잔치
김기준 의원 "지금은 배당이 아닌 일자릴 늘릴 때"
정부의 고용 창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은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최근 5년간 2000명이 넘는 인원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당은 큰 폭으로 늘려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 배당 현황'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6년간 국내은행의 배당총액은 17조7410억원, 은행계 5대 지주사의 배당총액은 6조842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배당성향 평균은 37.1%와 35%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은행들이 벌어들인 돈에 비해 배당을 많이 한 것을 뜻한다.
특히 지난해 은행들의 배당성향이 높았는데 2013년에 비해 10.5%포인트가 증가한 43.9%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지난해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외국계 은행인 SC은행이었다. SC은행은 지난해 55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음에도 1500억원의 배당을 실시해 279.3%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SC금융지주도 당기순이익의 네 배에 달하는 5000억원을 영국 본사로 보냈다.
또 농협은행의 배당성향이 95%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우리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각 73.6%와 42.3%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들 은행들이 배당잔치 속에서도 인력을 줄이는 등 고용창출에는 인색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SC은행 씨티은행 국민은행은 상반기 기준 7만3122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는 2009년에 비해 2234명이 줄어든 규모이다.
이들 은행 중 2008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국민은행에서만 2009년 이후 5319명(21%)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또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 SC은행도 680명(11.8%) 감소했고, 같은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도 679명(16%)이 줄었다.
김기준 의원은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문제로 온 국민이 힘겨워하는 시기에 은행들은 사상 최대의 고배당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더욱이 은행들은 최근 경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수천 명의 직원들을 내쫓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금융당국은 배당은 자율결정 사항이라며 은행들의 고배당을 부추기고 있다"며 "지금은 배당을 늘릴 때가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고 가계부채를 줄이도록 유도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