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정감사 전반기가 마무리되는 18일 국회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사진)의 선거 중립 의무 논란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의 지원 작품 '정치검열'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 정 장관의 사퇴를 압박하며 파행을 빚었던 안전행정위원회는 이날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2차 국감을 벌였지만 여야 의원 간 고성과 막말로 또 다시 얼룩졌다.
□ 안행위, '정종섭 탄핵소추' 여야 막말…정 장관 "저의 불민함이 이유" =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필승" 건배사를 외쳐 선거 중립 위반이라는 야당의 매서운 질타를 받았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후 중앙선관위가 '선거중립 위반 혐의 없음'으로 판단하면서도 정 장관에게 '주의' 경고를 내리자, 새정치연합은 나아가 정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이날 안행위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여야 의원 간 설전으로 뜨거워졌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지난번 파행 이후 변동된 사항은 선관위에서 (정 장관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한 것 외에는 없다"며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처음인데, 과연 이 건이 탄핵소추까지 가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탄핵소추 할 생각이 있으면 오늘 국감을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이 나서 조 의원을 겨냥, "여당답게 하라. 왜 자꾸 정쟁화 시켜 시끄럽게 하느냐"며 "원내수석부대표인 양반이 여기 와서 깽판 놓으려고 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을 향해 "적반하장, 후안무치"라며 정 장관 발언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에 비유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말 똑바로 하라. 여기서 국정원이 왜 나오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후 질의순서가 되자, 정 장관의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역사상 국무위원이 처음으로 탄핵소추 발의가 됐다"며 "그 전에는 더 (문제가) 심했지만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있었지(탄핵소추안은) 큰 징벌이다. 매우 유감"이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또한 정 장관을 향해 '탄핵소추 당한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고, 이에 정 장관은 "제 불민(不敏)함의 이유고 나름대로 수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 예술위, 예술작품 지원 '정치검열' 논란 野 교문위 맹비난 =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감사에 나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는 예술위가 예술 작품 지원 사업에서 정부비판 작품을 배제하는 등 '정치검열'을 했다는 논란이 거듭 제기됐다.
앞서 지난 11일 문체부 국정감사에서도 예술위가 이윤택 작가와 박근형 연출가를 탈락시켜 '정치 보복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작가는 2015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심사에서 희곡분야 100점으로 1순위였지만 지원대상에서 빠졌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야당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박 연출가의 신작인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아 '정치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교문위 국감에선 예술위가 '안산순례길' 연극을 세월호 참사 관련 작품이라는 이유로 지원 배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의원은 "올해 초 예술위는 29건 작품에 총 6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에서 1차 선정된 '안산순례길'이라는 작품을 세월호 관련 내용이고 연출가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빼 달라고 심사위원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위 책임심의위원인 L씨의 증언을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L씨의 증언 녹취록에는 "(예술위 직원이) 세월호였고, 연출가가 누구고, 그래서 안 된다고 위에서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밥을 먹으러 가서 몇몇 리스트가 있다는 얘기를 조심스럽게 하더라."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유 의원은 "'안산순례길'(세월호 관련 연극)이 왜 탈락했는지, '위'가 어디인지, 블랙리스트가 있는지 명확히 답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심지어 해당 연극의 연출가는 사상이 불손하다거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사람"이라며 "단지 실험적인 연극을 하는 사람인데, 그를 정치적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너무 주관적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부임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잘 모른다"고 반복했다. 또 "직원들이 자기들 의견으로 얘기하면 힘이 실릴 것 같지 않아 '위'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녹취록 속에서 저를 '위'라고 언급한 심의위원들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박 위원장의 거듭되는 책임회피성 태도에 대해 "직원들이 한 일을 전달하러 온 게 아니라 기관장으로서 온 것"이라며 "기관장으로서 소상히 파악해서 전체 입장을 대변해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