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례대표 확대 주장…與野 합의 험로 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19일 내년 총선 국회의원 지역구를 244~249석 사이에서 획정하겠다는 예비획정 방침을 밝힌 것을 놓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인구 편차(2:1)를 선거구 획정에 적용할 경우, 현재 지역구 246석 가운데 상한인구(27만8945명)초과 36곳, 하한인구(13만9472명) 미달 26곳 등 조정 대상 선거구는 총 62개가 된다. 예비획정 방침대로 지역구가 최종 결정되면 인구가 많은 수도권 지역은 의석이 증가하고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은 의석이 줄어들어 도농 간 격차가 벌어진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구획정위 1차안에 대해 "농촌 지역 선거구가 대폭 줄게 된다"며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예비획정안을 반대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되면 6개 군이 한 선거구가 되는 곳이 2개, 5개 군이 한 선거구가 되는 게 2개"라며 "경남북에서 4개가 줄고 광주 전남북에서 4개가 줄고 강원에서 2개가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도 농촌 지역은 4개 군이 한 선거구로 묶여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이 4개군을 관리하기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4개군이 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 새누리당은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구 의석 수가 줄더라도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에서 비례대표를 한사코 줄일 수 없다고 하는데 국민 여론은 전체 의석수를 300개 넘기지 못한다고 해서, 국회에서 합리적 안을 선거구 획정위에 주지 않은데서 온 문제"라며 "이 비현실적 안을 갖고 정개특위를 빨리 열어 여야 간 기준을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황진하 사무총장도 "물론 최대최소 인구 편차를 2대 1로 맞춰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은 존중돼야 하지만 인구수에만 신경 쓰다 보면 도시는 지역구가 늘지만 인구가 적은 농어촌의 경우 지역구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 사무총장은 "도시지역 선거구 면적의 수십, 수백 배에 이르는 기형적인 농어촌 선거구를 관리해야 한다"며 "또 다른 위헌소지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입장대로면 농어촌 문제, 도농 양극화 심화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강원, 충청, 호남을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황영철, 한기호, 장윤석, 권성동, 박덕흠, 김기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구획정위의 예비획정 방침을 철회할 것을 압박하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에 각각 1석 이상의 특별선거구를 채택하여 선거구를 획정하라"고 지방 7개 권역에 7개 특별선거구 설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존 지역구 의석수를 유지하겠다는 획정위의 농어촌, 지방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농어촌 지방을 통합해서 대도시의 지역구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선거구를 획정하겠다는 의미"라고 예비 획정 방침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여야 지도부는 농어촌 지방의 지역 대표성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구 의석수를 확대하고 비례대표 정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며 "우리 농어촌 지방 국회의원들은 농어촌 지방을 외면한 모든 선거구 획정 논의에 반대하며, 우리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등 야당은 지역구 의석보다 비례대표 의석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선거구 획정 논의에 험로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