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과세체계가 조세부담의 불평등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종부세는 주택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주택 수에 따라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담세력(조세부담 능력)이 높지 않은 저가 다주택자가 고가 1주택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은 '다주택자 임대주택 공급지원을 위한 조세 개선방안-종합부동산세' 연구논문을 통해 "종합부동산세는 주택보유수(주택자산)와 소득(담세력)의 정(+)비례 관계가 미약하고, 주택가액 고려 없이 주택 수 기준으로 세금을 징수하고 있어 조세의 기본원칙인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저가 다주택자, 고가 1주택보다 세금부담 더 커
논문에 따르면 9억원짜리 고가주택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종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나, 주택가액(합산)은 7억원이면서 저가주택 세 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과세표준 8000만원 구간에서 종부세를 부담해야 한다.
논문은 "주택수 기준의 과세기준 적용으로 인한 모순은 주택가액(15억원)이 동일하고 주택수가 다를 경우 조세부담의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인별 합산 시 6억원(1세대1주택자는 9억원)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부과대상이다. 토지의 경우 종합합산토지는 5억, 별도합산토지는 80억을 초과하는 경우 종부세 과세 대상이다.
과세기준(고가주택기준)에 대한 모호성도 존재한다.
2005년 종부세 도입 시 과세기준은 9억원으로, 중위주택매매가격(약1억5000만원)의 약 6배 수준이었다. 쟁점은 주택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는지의 여부다.
올해 중위매매가격의 6배 수준을 주택가액을 산출하면 약 13억원에 해당된다. 변경된 과세기준 6억원은 당시 중위주택매매가격의 약 3.8배 수준으로, 이를 올해 중위매매가격(약 2억2000만원)의 약 3.8배 수준의 주택가액을 산출하면 8억4000만원이다. 논문은 "현행 소득세법상 정하고 있는 고가주택(9억원) 기준을 감안 할 때 종부세의 과세기준 6억원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문은 또 종부세의 납부대상 범위는 넓은데 반해 징수규모는 적다는 근거로 조세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기준으로 총 국세는 1만원을 징수하는데 72원의 비용을 소용했으나, 종부세는 1만원을 징수하는데 129원을 사용했다. 국세 대비 1.8배에 달하는 고비용 세수인 셈이다.
1세대2주택자 과세기준, 6억→9억원 상향해야
이에, 다주택자가 민간임대주택 공급자라는 관점에서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종부세를 중심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논문의 설명이다.
우선 다주택자의 과세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가액을 올리더라도 세수 감소는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다주택자에 대해 주택가액을 9억원으로 상향조정할 경우, 2013년 기준으로 종부세 주택분 과세면제자는 12만7463명, 총 면제액은 336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국세(약 190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2%에 불과한 규모다.
논문은 "다주택자 12만명에 대한 종부세 비과세는 세부담 완화로 현재 미등록 상태로 공급하고 있는 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인책으로 작용해 전월세시장 안정화라는 사회적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단기적으로 '1세대2주택자(6억원)'에 대한 과세기준과 세액공제 대상을 1주택자(9억원)와 동일하게 조정해 세부담을 완화하고, 3주택자 이상은 등록임대사업자로 유인하는 투트랙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종부세의 합목적성이 크게 줄어든 만큼, 일본의 ‘지가세’를 교훈삼아 정비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다주택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1주택자와 다른 규제를 점검해 합리적으로 세부담을 줄여 조세저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