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창조금융의 핵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신용평가기관(TCB) 평가서에 기술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다수 포함되거나 평가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TCB 평가서 발급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책시행 이후 기술보증기금이 발급한 총 1만289건의 TCB 평가서 중 절반 가량이 기술경쟁력이 낮은 등급인 T5 이하에 발급됐다.
기술등급별 기업 비중을 살펴보면 기술력이 매우 우수한 T1 등급이 3개(0.03%), 우수한 T2 등급이 280개(2.72%), 양호등급인 T3 등급이 1547개(15.04%), T4 등급이 3006개(29.22%)를 차지했다.
반면 기술력이 평범한 수준이거나 하위 등급에 속하는 T5~T8 등급 기업이 총 5453개(53%)였다.
T5 등급 이하 기업 중에는 자체기술 개발을 하지만 기술경쟁력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특이업종이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도·소매업, 식품업, 여행사, 광고업, 일반교습학원, 청소용역 등이다.
민 의원은 "특이업종을 포함하는 T5 이하의 다수 기업이 원래 신용등급보다 낮은 기술신용등급을 받아 오히려 대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기술금융 육성정책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T5 이하 5453개 기업 중 원래 신용등급 대비 기술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1429개(26.20%)였고, 등급의 변화가 없었던 기업은 2603개(47.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74%가 신용등급과 같거나 불리한 기술등급을 받아 대부분의 기업이 기술금융의 이점을 누릴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민 의원은 "등급이 더 낮아지거나 변화가 없는 70% 이상 기업은 TCB 평가서가 불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이 TCB에 적합한 업종을 잘 선별해 각각 특성에 맞는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