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 고객 주차장 임대해 '주차 장사'
유료화 전환해 외부인 주차 막고 빈자리에 단체 주차손님 유치
대형마트들이 고객 전용 주차장의 상당 면적을 인근 회사에 월정액을 받고 임대해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으로 건축심의를 받은 시설을 '주차 장사'에 활용하고 있지만 마땅히 제재할만한 근거가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광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상무점은 지난 7일 인근 S보험사와 월정기 주차장 사용계약을 해 차량 1대당 월정액 5만원을 받고 보험사 직원들에게 고객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했다.
이마트는 같은 날 일반 고객을 상대로도 주차장 사용을 유료화했다. 30분간 무료, 이후 15분당 500원이 추가되는 주차료는 1만원 미만 구매시 1시간 면제 등 쇼핑액수에 따라 차등 감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마트는 전체 주차 면적 460면 가운데 얼마를 보험사에 임대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인근 롯데마트도 지난 5월 주차장 사용을 유료화하고 한 달 뒤 같은 보험사와 월정기 주차장 사용 계약을 했다.
마트는 6개 층 주차장 680면 가운데 매달 250~300면을 차량 1대당 월정액 5만원을 받고 보험사 직원들에게 사용하도록 했다.
일반 고객의 종일 주차료가 이마트는 2만원, 롯데마트는 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 직원들은 2~3일치 비용으로 한달간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마트들은 주변 유흥업소 손님 등 외부인이 주차장을 점령하는 것을 막겠다며 주차장을 유료화하고는 이에 따라 생긴 여유공간에 단체 주차손님을 유치한 셈이다.
마트 주차장이 보험사의 보조 주차장으로 사용되면서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생겨난 불편은 애꿎은 쇼핑객에게 전가되고 있다.
주부 조모(36)씨는 "마트 안은 한산한데 주차장은 왜 이렇게 붐비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빼곡한 차량 사이로 카트를 밀었다.
마트가 애초 취지와 달리 고객 주차장으로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데도 이를 제재할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훈 광주시 교통정책연구실장은 "개점 당시 건축위가 요구한 주차면적은 순수 이용객을 위한 목적만 계산한 수치다"며 "고객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심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윤기현 광주시 교통정책과장은 "국토부와 함께 검토했지만 마트의 주차장 영업행위를 단속할 법적 근거는 공백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상무점 관계자는 "유료화화기 전에는 오전 10시 마트 문을 열기도 전에 주차장의 약 80%가 찼지만 유료화 이후 50% 정도로 줄었다"며 "주차손님 유치로 쇼핑객들의 주차면적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