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로열젤리·귀금속 등 개소세수 미미"
"승용차·대용량 가전제품, 소비 급감 우려"
정부가 내놓은 개별소비세 인하 대책이 소비심리를 살리는데는 그다지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정부 소비촉진 방안의 쟁점 및 보완대책'에 따르면 정부가 개소세를 인하한 품목은 소비심리 활성화와는 큰 연관이 없으며 소비진작 효과도 일회성이라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메르스 등으로 침체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승용차와 대용량 가전제품의 개소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했으며 녹용과 로열젤리, 방향용 화장품(향수)은 7%에서 4%로 인하했다.
명품가방이나 시계, 귀금속 등에 부과되던 개소의 기준가격을 200만원 초과에서 500만원 초과로 완화했으며 가구의 경우 1조당 800만원, 1개당 500만원 초과 금액에 부과했던 것을 1조당 1500만원 이상, 1개당 1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입법조사처는 소비심리 위축에 대한 정부의 진단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현재 민간소비의 부진은 정체된 가계소득과 미래를 대비한 가계의 저축 증가 때문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단순히 메르스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개소세를 인하한 품목인 녹용과 로열젤리는 거둬들인 세수가 전혀 없으며 방향용 화장품의 경우 9억7700만원에 불과(2013년 기준), 세수 자체가 미미한 품목으로 효과가 그리 크지 않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승용차나 대형 가전제품의 경우는 판매 비중이 크고 고용규모 등으로 봤을 때 비교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비교적 사용기간이 긴 내구성 소비재로 소비진작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뿐더라 세율 인하가 종료될 경우 오히려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2년 9월부터 12월까지 승용차에 대해 개소세 탄력세율을 적용하자 다음해 1~2월 승용차 판매량이 급감한 사례가 있었다.
보석이나 귀금속의 과세 기준가격을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완화한 것도 소비진작에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입법조사처는 분석했다.
이미 무자료거래가 성행하고 탈세 등으로 보석과 귀금속 제품에 대한 2013년 개소세수는 48억4300만원에 불과, 과거에도 개소세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정부의 소비촉진 대책은 단기적인 정책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등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라며 "소비를 회복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먼저 가계소득을 증가시키고 주거비 상승과 노후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을 해소할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