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정치생명'을 걸고 관철 의지를 밝혔던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가 여야 동시 실시가 어렵게 되자,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압박하고 있다.
◈ 비박vs친박, '국민공천제' 30일 의총서 격론…제3의길?
19대 마지막 국정감사 중반부가 마무리되면서 국회 시계는 내년 20대 총선거에 맞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국민공천제'로 이름 지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23일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획정안 등도 거론된다.
특히 국민공천제는 김무성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총선 공천에 적용하기로 약속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20% 전략공천을 확정해 사실상 여야 동시 실시는 물건너 간 상태다. 또한 친박계가 현역에 유리한 국민공천제를 반대하며 김 대표를 압박하고 있어 30일 의총에서 국민공천제 실시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가) 정치적인 생명을 걸고 관철하겠다고 한 문제를 포함해서 (오픈프라이머리가)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입장표명을 압박했다.
또 서 최고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정감사 뒤에 의원총회를 열어 시대정신과 국민정서에 맞는 제 3의 공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내대표 역시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을 지적하며 '제3의 길'에 동조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고. 기존 새누리당이 추진하려던 상향적 공천제를 전제로 완전국민경선제를 제3의 길로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22일)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 '한국 정당정치의 선진화'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해) 마지막으로 야당과 협상해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될 때엔 당에 '공식기구'를 만들어가지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23일 전현직 지도부들에게 '열세지역 출마'를 촉구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에 문재인 대표는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사진제공 새정치연합)
◈ 野혁신위, 전·현직 지도부 '열세지역 출마' 촉구…文 "심사숙고" vs 安 '거절'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23일 전·현직 지도부의 열세지역 출마 등을 골자로 한 11차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내년 총선 공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혁신위 마무리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민생복지정당으로 재탄생할 것을 강조하며 전·현직 지도부급 정치인들의 열세지역 출마 등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전당대회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대표에게도 부산 지역 출마를 요구했다. 또한 이해찬, 정세균 대표와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직 지도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당의 전·현직 대표들의 열세 지역 출마를 통해)당이 가진 두려움은 용기로 바뀔 것이다. 전직 대표들이 당의 투혼을 되살려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탈당과 신당 움직임에 대해 당의 단호한 입장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당에게 관용 없는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한다"며 "공개적으로 탈당 및 신당 창당이나 합류를 선언한 사람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어떠한 형태의 복당도 불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민을 위해 정권과 싸우지 않고,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당원을 모독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해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당에게 요구한다"고 실명 비판했다.
전·현직 지도부들의 열세지역 출마를 촉구한 혁신안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안 전 공동대표는 거절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년 총선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의 구성원이 누구나 희생하고 헌신하고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우리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수록 희생해야 한다"고 혁신위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이어 "저는 대표인만큼 더욱 솔선수범할 위치에 있다"며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수도권 경합지역의 선거를 돕는 것이 당의 총선 승리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혁신위의 제안처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당에 더 도움이 될 지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안 전 공동대표는 "정치인은 지역 주민과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제 지역구인) 노원병은 서민과 중산층이 아주 많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 분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정치를 시작하고 약속했다"며 혁신위 요청을 거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