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 YWCA에서 '국내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익구조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 금융연구원 제공)
금융연구원, '국내은행 경쟁력 제고 위한 수익구조 개선방안' 세미나 개최
저성장 국면에 빠진 국내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자이익에 집중돼 있는 수익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수수료 수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수료 수입의 확대는 ATM인출 수수료 등 대고객수수료를 현실화하고 신상품 개발과 금융·IT 및 금융·비금융 간 결합 등으로 수수료를 다양화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개최한 '국내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익구조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 및 기업 부문을 통한 자산성장이 한계에 직면해 있는데다 은행들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해외진출 역시 신 성장동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국내은행의 수익구조도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2007년 25.7%에 달하던 비이자이익 비중은 지난해 8.7%까지 줄었다. 총 수수료 수입 역시 2011년 7조3300억원에서 계속 낮아져 지난해 6조6700억원까지 떨어졌다.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수익이 이자이익에 집중돼 있는데 자산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등 수익원을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서비스는 공짜라는 문화 ▲예약에 의한 상당서비스가 정착되지 않은 영업관행 ▲자산관리 포함 인프라 구축 부족으로 은행의 낮은 역량 ▲은행을 공공재로 인식하는 경향 등 수수료 수입이 낮은 이유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수수료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수료 현실화와 신상품 개발, 금융·IT 금융·비금융 간 결합 통한 수수료 다양화, 관계금융 및 네트워크 강화, 자산관리 및 자산운용 역량 강화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수수료는 국내외 경제·금융여건,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은행이 경영전략적 판단 하에 개별적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은행은 합리적인 과정 및 공정한 경쟁을 거쳐 수수료를 책정해 소비자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수수료 항목과 수준에 일정 개입하지 않고 산정과정 및 그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비교되도록 환경을 조성해, 시장기능에 의해 견제·조정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은행들은 인프라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IT기술을 통한 비용 절감과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종현 국민은행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IT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경쟁력을 올리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하나의 OTP를 모든 은행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은행들이 상당한 비용절감을 이룬 사례가 있다"며 "생체인증 방법에 있어서 은행마다 정맥인증이나 홍체인증 등 다양한 방식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공동으로 개발해 이용하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또 "우리나라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의 비중의 80%가 넘어설 정도로 IT강국이다. IT를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IT를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새로운 수익구조로 만들 수 있을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영웅 신한은행 IB본부장은 "일반자산에 비해 IB자산의 총자산순이익률(ROA)가 높기 때문에 IB를 통한 글로벌 진출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개별은행의 외화유동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외화자산을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또 "은행과 증권사가 협업을 많이 하는데 겸직 문제와 수익 배분 문제가 있어 협업의 효과가 떨어진다"며 정부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이 낮아진 것은 당국의 규제 때문이 아니라 은행간의 과도한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은행 수수료를 명시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없다. 은행 간 경쟁과 마케팅 차원에서 낮아진 것"이라며 "그러나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데는 은행간 경쟁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똑같은 서비스를 비슷한 가격에 공급하는 은행이 아닌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앞서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국내은행의 저수익성이 지속되면 금융의 버팀목으로 은행이 혈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원가에도 못 미치는 낮은 가격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