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 새정치 비주류, 인적쇄신론에 맹반발…조경태 "나를 제명하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발표한 인적쇄신안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지도부들을 향해 '열세 지역' 출마를 강력히 권고한 11차 혁신안에 대해 해당 지도급 인사들이 수용불가 입장을 속속 밝히고 있다.
혁신위로부터 내년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할 것을 요구를 받은 문재인 대표는 24일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전직 대표들은 대부분 '불쾌한' 제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만 "노원 주민들께 삶의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혁신위가 해당행위자로 지목하며 징계를 요구한 조경태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 "문재인 대표와 그 계파의 사당이 아니다"며 자신을 제명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앞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전날(23일) 기자회견에서 "정권과 싸우지 않고,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당원을 모독하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해당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당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당 윤리심판원 역시 문 대표와 일부 의원들을 향해 날선 비난을 했던 조 의원에 대해 "징계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의원은 이날 "혁신위의 기자회견은 김 위원장과 혁신위가 문 대표의 전위부대임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 윤리심판원은 당원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나를 제명시켜라"고 강력 반발했다.
조 의원은 "나는 당원을 모독한 적이 없고, 오직 당의 미래를 위해 고언을 한 것"이라며 "중앙위에서 반대자가 있음에도 만장일치라며 박수를 치고 (혁신안을) 통과시킨 것이 '집단적 광기'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모든 당원들과 국민들은 자신의 이견을 자유로이 발표할 권리가 있다"며 "반대나 비판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되지 징계하거나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는 것은 반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쫓아내고 마음 맞는 자신들의 패거리들과만 당을 함께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혁신위는) 무능하다고 해야할 지, 후안무치하다고 해야 할 지 도저히 분간이 안 간다"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박지원 의원의 경우 혁신위가 1심과 2심 등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도 공천에서 배제토록 원칙을 세운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이다.
혁신위의 인적쇄신안에 따라 '공천 배제' 대상이 된 박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을 통합으로 이끌어 총선 승리,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 박지원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런 혁신안을 내놓은 것을 보면 일부는 떠나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무성 "전략공천 불가" 친박에 반격…추석 후 '격전'
새누리당 역시 김무성 대표가 '정치 생명'을 내걸고 국민공천제로 규정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놓고 비박 대 친박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24일 전략공천과 관련해 "단 1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추석 이후 오는 30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공천룰을 둘러싼 계파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공천제TF(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전략공천 안하겠다.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드리는 게 정치개혁이다"라면서 "비민주적 공천을 막는 것이 당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 대표인 제 입장에서 전략공천은 단 1명도 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는 최근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이 오픈프라이머리 추진과 관련해 '현실론'을 내세우며 '제3의 길'을 압박하자, 본인의 뜻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경우, 절대적으로 현역의원과 현 당협위원장에게 공천이 유리해져 친박계와의 '격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청와대가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천 물갈이'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와 김 대표로서는 자신의 공천개혁 의지를 거듭 다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 의총을 앞두고 김 대표는 내년 총선룰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회동을 조율 중이다.
김 대표 측은 100% 오픈프라이머리를 야당이 결국 응하지 않아 여당 단독으로 하더라도 '상향식 공천'이라는 오픈프라이머리의 핵심 취지를 관철하는 게 공천개혁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천권자가 위에서 내리꽂는 전략공천은 불가하다는 것을 당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