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해 11월 첫 당 지도부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새누리당)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전략공천 '0' 우려…靑도 반발
친박 '김무성 흔들기' 시작(?)…김무성 "그동안 많이 참았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완전국민경선제)를 놓고 새누리당 계파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까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당청 간 정면대결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특히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를 향해 "야당 프레임에 말려들었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상황에서 청와대까지 나서자 지난 7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되는 상황을 맞았던 국회법 거부권 파동 당시가 오버랩 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청와대와 친박의 다음 표적이 김 대표라는 설(說)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靑, 與 의총 앞두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문제 지적 =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우려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며 "국민공천제가 굉장히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에서 우려를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선택 및 낮은 전화 응답률로 인한 민심왜곡 ▲조직선거 가능성 ▲선거관리 비용 증가 ▲여론조사와 현장투표의 차이 ▲당내 절차적 논의 없는 졸속 협상 등 안심번호 도입의 문제점 5가지를 꼽았다.
청와대가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 나선 것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반대하는 친박계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김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친박, 전략공천 '0' 우려 'TK 물갈이' 차질…자체 룰 주장 = 앞서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관철을 위해 "전략공천은 한 석도 없다"고 선언해 친박계와 청와대에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를 방문하면서 현역의원이 아닌 청와대 대구 출신들을 대동한 이후, 친박계가 TK(대구-경북)지역의 전략공천 및 물갈이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사실상 전략공천을 무력화하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청와대와 친박계가 반대를 함으로써 '김무성 체제 흔들기'를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친박계는 여야 100% 오픈프라이머리가 불가능한 상황을 강조하며 새누리당만의 '공천 룰'을 만들 것을 압박하고 있다.
친박계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도 회의 후 김 대표를 향해 "'오픈프라이머리' 포기선언을 해야 한다"며 "당에서 김 대표에게 준 권한은 야당이 오픈프라이머리에 동의하면 완전국민경선제로 법을 바꿔서 하라는 것이지 안심번호제 도입 합의 권한을 준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경선제도 역시 여야가 반드시 같이 해야 한다는 '룰'은 없다"고 말해 새누리당 자체적인 공천방식 도입을 주장했다. 이는 대구 등 일부지역에 대한 친박 전략공천 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은 자기 당 특성에 맞는 공천방식을 이미 택했기 때문에 우리 또한 우리 당에 맞는 공천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며 당 자체적인 룰을 촉구하고 나섰다.
□ 김무성 "대표로서 많이 참았다"…비박 "김 대표, 상향식 공천 의지 강해" = 하지만 김 대표 측은 안심번호가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위해 논의되어온 사안인 만큼 제대로 국민에게 알리는 데 목표를 두고 친박계의 흔들기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안심번호 도입은) 단순한 기법 상의 문제기 때문에 청와대와 상의할 일도 아니다고 정개특위 소위에서 당 대표인 저와도 전혀 상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안심번호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휴대전화 여론조사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된 일반화 된 기법"이라며 "이는 KT에 근무하던 권은희 의원이 개발했고, 우리 당도 지난 전당대회와 재보궐선거, 청년위원장 선거 등에서 안심번호를 활용해왔다"고 반박했다.
또 "정개특위 소위서 여야 합의로 (당내 경선의 선거인 모집에 이용되도록) 통과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친박의 반발에 대해 "의총에서 문제제기하면 충분히 답할 것"이라며 "그동안 하고 싶은 말 많이 참았다. 오해 가지고 싸우지는 말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더 좋은 안이 있으면 내보란 얘기"라고 친박계를 압박했다.
비박계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찬성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의 직후, "양당 대표의 회동은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며 "여야 모두 이를 확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관련 논의를 하면 된다"고 힘을 실었다.
한 비박계 인사 역시 "오픈프라이머리를 국민 다수가 찬성하고 있고 안심번호제는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방식"이라며 "예전처럼 누가 위에서 꽂아주는 공천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 저쪽(청와대-친박계)의 반대는 결국 대구 지역 등 전략공천에 대한 압박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