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24일 연합뉴스TV 경제포럼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새정치연합)
대선주자 1,2위 여야 대표 각 계파 반발 극복 관건
내년 20대 총선거를 앞둔 '공천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추석 연휴 이후, 공천 룰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각 계파 간의 격돌은 불가피하며 공천 룰에 반발하는 계파들은 '당 대표 흔들기'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당장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는 사람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다. 문 대표는 앞서 중진들의 거듭된 만류로 '재신임 철회'를 하면서 당권을 다진 상태다.
□ 재신임 철회 당권 다진 문재인, 인적쇄신안에 비주류 반발…다시 '내홍' = 하지만 혁신위가 지난 23일 전·현직 지도부의 열세지역 출마 등을 주장하면서 다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혁신위는 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부산출마를 촉구하고 이해찬, 정세균, 김한길 전 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향해서는 '적진 출마'를 요구했다. 이에 안 전 대표만이 자신의 지역구(서울 노원병)와의 약속을 강조하며 거부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한 1심과 2심 등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도 공천에서 배제토록 원칙을 세운 것과 관련, 이에 해당하는 박지원 의원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혁신위로부터 '해당행위자'로 지목당해 징계요구를 받은 조경태 의원 역시 "문 대표 사당화"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비주류들은 당 윤리심판원이 '공갈 사퇴'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정청래 최고위원을 사면하고 혁신위가 조 의원에 대해 '징계' 필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비주류 측 한 관계자는 "혁신위와 당 윤리심판원의 입장을 보면 '비주류 죽이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천청배 무소속 의원의 행보 역시 문 대표로서는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천 의원은 혁신위의 인적쇄신안에 대한 갈등을 파고들며 반발하는 비주류들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현역 의원들의 공천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는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내정됐다는 이야기 역시 비주류의 반발을 부를 대목이다. 조 교수는 한명숙 전 총리가 대표였던 19대 총선에서 공천 심사위원으로 활동해 비주류들은 '친노'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 文, 부산 출마 승부수 띄울까? "당내 기득권자들 솔선수범해야" = 문 대표 역시 혁신위의 지목을 당한만큼 비주류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부산 적진 출마'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국 혁신위원은 문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빅매치'를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지만 '적진 출마'가 혁신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도 부산 출마를 한다면 시너지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적쇄신안에 해당하는 당사자들의 반발은 이미 예상했다"며 "하지만 당이 이대로 갈 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혁신하는 상황에서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당내 기득권이 있는 분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與, 오픈프라이머리 '친박 대 비박' 전면전 예고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놓고 친박계와의 일전이 예고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전략공천 20%를 확정하면서 사실상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실시가 어렵게 돼 입장이 난처해진 상황에서 친박계까지 '현실론'을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TK(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청와대발(發) 물갈이설'이 나오고 있어 김 대표로선 더욱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전날(24일) 상향식 공천을 핵심으로 한 오픈프라이머리 관철을 위해 "전략공천 불가"라고 승부를 건 상태다. '청와대 물갈이'에 대한 반격임과 동시에 당내 의원들을 향해 오픈프라이머리의 당위성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는 유권자의 인지도가 결정적인 잣대가 되기 때문에 현역 의원과 현 당협위원장이 공천 받을 확률이 높다. 수적으로 열세인 친박계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고 전략공천 등이 포함된 '제3의 길'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는 지난 7월 국회법 거부권 파동 당시 유승민 전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수적 열세 때문에 끝내 재신임 투표를 밀어붙이지 못한 바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총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1년 8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친박계들이 공천을 못 받을 경우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친박의 '김무성 흔들기'…총선 비대위 체제 위한 전초전? = 때문에 친박계가 김 대표의 공천권 행사를 최대한 막기 위해 김 대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나아가 총선을 김 대표 체제가 아닌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치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체제를 무너뜨렸던 청와대와 친박계가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해 다음 타깃으로 김 대표를 겨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정치권 안팎에 파다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친박계는 노골적인 오픈프라이머리 반대와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권주자 불가론' 등으로 김 대표 측을 거듭 자극하고 있다. 마약사위 논란 역시 친박계가 흘린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나아가 친박계인 서청원, 김태호, 김을동 최고위원 등이 사퇴를 해 지도부 체제를 무너뜨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 방문할 때 대구 지역의원들을 부르지 않고 청와대 내 대구 출신들을 데리고 간 것은 어쨌든 대구-경북 공천은 청와대가 한다는 의미 아닌가"라며 "현 지도부 체제의 공천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 김무성-문재인, 추석회동서 공천룰 논의…일괄타결 주목 = 한편 두 양당 대표는 공천 룰 논의를 위해 추석 연휴 내 비공개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회동에서 김 대표가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와 문 대표가 요구하는 권역별비례대표제의 '일괄 타결'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대선주자 1, 2위를 다투는 여야 대표의 리더십 위기 극복 과정은 이후 그들의 대권가도와도 직결되는 만큼, 양당 대표의 치열한 승부수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