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투자 확대 위해 개인연금 ETF 투자 허용
해외주식형 펀드 15.4% 배당소득세 면제
ETF 상장심사기간 45→20일로 대폭 단축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죽어 가는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살리기 위해 배당소득세 면제 등의 긴급 수혈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ETF 시장을 저금리·고령화시대 종합 자산관리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기금의 ETF 투자 규제를 풀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개인연금은 현재 ETF 투자가 금지돼 있지만, 연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ETF에 투자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해외주식펀드의 세제혜택 대상에 국내에 상장한 해외지수형 ETF를 포함, 배당소득세 15.4%를 면제키로 했다. 이와 함께 ETF 상장 요건을 완화해 더욱 다양한 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특정 업종지수를 따라가는 '섹터 ETF', 기초지수의 하락 폭의 두 배를 수익으로 얻는 '레버리지 인버스'를 늘리고 금 실물에 투자하는 'SPDR 골드' 등 유명 해외 ETF의 국내 상장도 추진한다.
한국거래소도 ETF 상장심사기간을 45일에서 20일로 대폭 단축해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또 기업지배구조지수, 주가수익 외에 배당수익까지 고려한 총수익지수 등 연기금 맞춤형 지수·상품을 개발하고, 개인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은 테마형 상품을 상장할 계획이다.
또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시장규제를 대폭 개선한다.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ETF가 추적하는 기초지수의 정체성이 유지되는 경우 기초지수 산출기준의 변경을 허용한다. 단, 투자자 보호를 위해 변경 1개월 전부터 공시는 의무화 한다.
ETF는 코스피200 같은 특정 지수를 쫓아가는 인덱스펀드이다.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싸고,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ETF시장은 2014년 이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아 침체기에 빠졌다.
지난 2002년 3000억원 규모였던 ETF 시장의 순자산은 지난 9월 기준 20조9000억원으로 69배 이상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상장종목도 4개에서 191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순자산 및 거래대금의 성장세는 주춤한 실정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저조해 개인투자자 위주로 소규모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통화정책 이벤트와 중국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감으로 위험자산으로 향하는 유동성 흐름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미국 출구전략 우려로 국내외 증시의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투자자의 관망심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ETF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