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교과서 국정화 논란 여야 '충돌' 끝내 파행
2015년 국정감사가 8일 사실상 마무리되는 가운데,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미국 측이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큰 쟁점이 됐다.
이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정부가 내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단일 국사 교과서'로 명명, 강행할 것이라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 여야 간 격렬한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야당은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확정해 놓고도 관련 자료를 야당에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관련 자료는 '고교 한국사교과서 비교 분석'으로 검정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이다.
□ 교육부, 검정교과서 문제점 지적한 보고서 與에만 제출 野 '반발' = 이에 야당 의원들은 자료 요청을 했지만 여당 의원들이 거부 의사를 나타내면서 격렬한 고성이 오갔고 결국 교문위 국감은 시작한 지 2시간 10분 만에 정회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윤관석 의원은 이날 "자료를 여당에만 줬다고 하는데 장관의 답변이 필요하다"고 압박했고, 이에 김동원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여당에서 자료를 요청해 해당 의원들에게만 제공했다"며 자료를 여당에만 제출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자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검·인정교과서 문제점을 분석해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한 자료를 여당 맞춤형으로 제공한 것도 문제고 야당은 이 부분을 몰랐다"면서 "우리가 계속 자료를 요구할 때는 결정된 게 없다고 거부하더니 심각한 차별"이라고 강력 항의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면 국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를 맡고 있어 교과서 비교 자료를 요청했고 여당 의원 중 현재 역사교과서 개선 특위에 있는 분들이 있어서 자료 공유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교문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말이 안 된다"고 정회를 요청했고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정상적인 국감이 어려워졌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 "대통령의 역사쿠데타" vs "좌편향 교과서" = 또한 야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대통령의 역사쿠데타',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 명예회복' 등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좌편향 교과서'로 맞받아쳤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의원은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1970년대 유신 때 국정 교과서와 뭐가 다른 것이냐"며 "국정화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의 명예 회복을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 역시 "국정 교과서를 추진한다는 것은 극좌로 가거나 극우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의원들도 대통령이 잘 못하고 있으면 이에 대해 잘못한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현행 검정교과서에 대해 "(해방 이후)북한의 토지개혁은 토지 소유권에 일정한 제한이 뒤따랐는데도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무상몰수 무상분배만 강조되고 있다"며 "아직 역사적 판단능력이 불분명한 학생들에게 편향적인 내용이 정설로 가르쳐지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 KFX 美 기술이전불가 알고도 강행 '논란'…野, 靑겨냥 =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과 관련,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의 '4개 핵심기술 이전 불가' 방침을 보고 받았음에도 사업을 강행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은 "방사청은 2013년 4월 1차 록히드 마틴과의 협상 과정에서 핵심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었다"서 "KF-X 사업위기의 주범은 청와대다. 청와대가 벌이겠다는 전투기 사업 조사의 핵심 대상은 방사청이 아닌 청와대 자신이 돼야 한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문재인 의원 역시 "청와대가 방사청에 KFX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소환조사도 한다는데 방사청장 답변을 쭉 들어보면 잘못한 게 없는데 억울한게 맞나"라며 "방사청이 잘못이 없다면 김관진 실장과 주철기 안보수석이 조사받아야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어 "기술이전 불가를 알았으면서 이제 와서 청와대가 몰랐던 듯이 하면서 방사청의 책임 인듯 조사하는 게 말이 안되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국방부가 자체 기술 개발을 대안으로 내놓는 데 대해 한민구 장관에게 "4개 핵심 장비의 개발과 그 장비를 전투기에 체계 통합시키는 기술은 5년 밖에 안 남았는데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받았고 그렇게 믿었나"라며 "나중에 전력화 실패하면 그 책임은 그때 가서 누가 지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하는데 민정수석실이 뭘 안다고 조사하겠나. 이 문제는 사업은 계속 진행시키더라도 이문제야말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며 국방위의 감사원 감사 청구를 요구했다.
한 장관은 KFX 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4대 기술 (이전) 제한을 다 알았음에도 가능할 것처럼 인식되게 한 책임은 방사청, 군, 국방부에 있다. 정확히 말 못한 건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KFX 사업을 지금 방사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하는 자체기술을 통해서 할 수 있다면 그것은 KFX의 기본 목적에 훨씬 부합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