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입장 밝혀야" "황 총리, 이완용 환생"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과 관련 여야의 대치가 격해지는 가운데, 황교안 국무총리(사진)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자위대 입국' 발언을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앞서 황 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부득이한 경우 우리나라(정부)가 동의한다면 입국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4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직후 국방부-외교부가 합동으로 "한국정부의 요청이나 사전 동의없이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은 없을 것이다"고 밝힌 공식방침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16일 황 총리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황 총리 발언에 대한 입장과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총리의 '일본 자위대 입국 발언'에 대해 "일본 군대의 대한민국 영토파병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고 정부 뜻인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향해 "황교안 총리의 망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주권자인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일본 군대가 총을 들고 대한민국 영토 내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공식입장을 분명하게 정립해야 한다"며 "우리는 친일을 미화하는 교육도, 일본 군대의 우리 땅 진출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해서 "국론을 분열시키는 친일 교과서 국정화 역시 철회돼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일본의 아베신조정권처럼 행동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은 친일 미화교육을 시키겠다고 하고 국무총리는 일본 군대의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하니 과연 대한민국 정부인지 의심스럽다"며 "친일을 미화하고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 새누리당이 말하는 올바른 역사관인가"라고 거듭 비난했다.
특히 "지난 4월 확정된 미일방위협력지침에는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지난해 10월 국민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무기한 재연기한 이유가 일본 군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황 총리의 망언은 구한말 친일파 논리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황 총리가 앞장서 자위대를 군대로 승격시킨 셈이다. 역사상 이렇게 친일 매국적 총리 발언이 있었나. 구한말 일제 조선 침략 논리를 거들어준 이완용의 환생을 보는 듯하다"고 맹비난했다.
이 원내대표 역시 "박근혜 정권은 그간 한일 군수지원협정 등 일본이 요구해온 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며 "고의성 발언이 아닌가 싶다. 모종의 거래를 배경으로 이 같은 망언 쏟아낸 것이라면 반민족 망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죄와 모든 군사관련 대응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행적과 박 대통령, 황 총리의 발언을 지적하며 "아버지도 딸도 어찌 그리 일본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가. 국무총리 황교안은 아베총리의 훈장감"이라고 힐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정교과서 반대 움직임이 대학교수들과 학생들, 학부모 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강조하며 "박근혜 정권 폭주는 스스로 포기하든지 국민의 힘에 의해 좌절 될 것이다. 제1야당이 똘똘 뭉쳐 이것을 반드시 막아내겠다. 국민 여러분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오영식 최고위원 역시 황 총리를 향해 "자국민 보호 명분으로 일본이 침략을 했고, 식민 지배가 시작됐음을 왜 모르는가"라며 "국민 자존심을 짓밟은 발언이고 매국적 발언이다. 분명하게 정치적 책임을 묻고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이런 파렴치한 망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