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3개월간 한국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들이 10월 들어 귀환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 환매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한국증시의 추가 성장 키가 외국인의 매수세와 펀드 환매의 힘겨루기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외국인의 발길이 끊어진 것은 지난 7월부터이다. 중국경기 추락 우려와 연방준비위원회(FRB)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서 신흥국에 투자됐던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회귀했다. 이에 한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리스크 우려 증가로 외국인 순매도가 크게 늘어났다.
상장주식의 외국인 순매도는 7월 2조 2610억원, 8월 3조9440억원, 9월 1조8220억원으로 8월의 순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올 3분기에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순매도 했다. 7월에는 2조 6180억원을 순매도했고, 8월과 9월에는 순매도 규모가 2160억원, 93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몇 년간 순매도가 크게 늘어날 때는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 자금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국의 상장주식 순매도 규모는 2013년 5조 3970억원, 2014년 7조 38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9개월 동안 5조 290억원 순매도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와 신탁자금 등 비중이 높은 영국계 자금은 환율 등 매크로 변수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3분기에도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자 10월 이후 원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은 순매수로 전환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1조 170억원 어치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였다.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로 전환하고 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의 줄환매가 아직까지 지수 상승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자 차익을 실현하려는 펀드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6244억원이 빠져나갔다. 이 때문에 10월 들어 외국인 순매수가 1조원 넘게 집중되고 있음에도 코스피는 4% 상승하는데 그쳤다.
2012년 이후 지수대별 주식형펀드 환매 현황을 보면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1950선 밑에 있을 때 자금을 넣지만 2000선에 가까워질수록 환매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선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증시 상승의 키는 외국인의 매수세와 펀드 환매의 줄다리기 성패에 달렸다"며 "코스피지수가 2000선 전·후에 머무르면 외국인 매수세와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사이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