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문위-운영위, '국정화 비밀TF' 놓고 거듭 '설전'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비밀 TF(태스크포스)운영과 관련해 국회가 거듭 충돌했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에서 교육부 소관 예산안 등을 상정했지만 여야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비밀 TF 운영을 놓고 설전을 주고받았다.
박주선 교문위원장은 최근 야당 의원들이 교육부 TF 사무실 현장 확인 시도에 맞서 교육부 공무원들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대치한 것에 대해 "국회의원이 교육부 부서를 방문하는데 경찰력을 투입해 막은 것은 세계 토픽감"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위원장이 경찰이 출동해 야당 의원들을 막은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예단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도 "공무원이 정상적인 업무를 보는 현장을 야당이 심야에 급습해 사실상 19시간 대치하고 공무원이 사실상 감금상태에 놓인 사건이 있었다"며 업무방해나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심야 급습'이 아니라 '방문'이라며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유리창 하나 손상된 것이 없다"며 "벨을 누르고 들어가겠다고 한 것을 어떻게 심야 급습이라고 표현하냐"고 맞섰다. 이어 "지난 19일 교문위에서 황우여 장관에 대해 위증죄 고발 조치를 요구했다"며 "반드시 고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주의를 환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관석 의원은 교육부 TF를 '동숭동 불법팀'이라고 지칭하며 "정당한 조직이라면 책임자가 나와서 설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한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청와대를 상대로 한 야당의 국정화 TF운영 비판이 쟁점화됐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TF 자료를 보면 BH(청와대) 일일 회의를 (TF가) 지원했다고 한다. 교육부 자체 사업이라고 하며 청와대는 관계 없다고 하는데 그것은 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실장은 "청와대가 일일이 국정교과서 지침을 내린 것은 없다. 청와대와 연결해선 생각 말아주길 바란다"고 부인했다.
이 실장은 TF 존재에 대해 "저는 전혀 몰랐다. 그저께 밤에 상황실에서 이러이러한 상황이 생겼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교육부가 만든 TF에 대해서 개인 의견이지만 불법이라고 생각은 않는다"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대책도 TF, 세월호도 (TF가) 있었고, 다 있었던 것"이라고 야당이 주장하는 위법적 TF가 아님을 강조했다.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은 'BH(청와대) 일일 점검회의'와 관련한 TF 문건을 두고 "(교육문화)수석실은 다양한 정부 업무 조정 협의 과정에서 수시로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보고를 받는다"며 "그러한 상황 점검과 업무 보고 차원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TF로부터 저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실장께는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12일 이후 교육부가 역사교육지원팀에서 발행 체제 발표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정례보고 때 보고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TF는 비밀도 아니고 TF라고 생각할 수 없는, 역사교육지원팀의 업무"라며 "일상적인 업무를 실장께 보고 드린 것이고 TF에 대해서는 보고드릴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 이정현 "국정화 반대자들, 北적화통일 준비" 막말…예결위 파행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28일 사흘 일정의 종합정책질의 시작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첫 날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이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북한 주도의 '적화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황 총리에게 "언젠가는 적화통일이 될 것이고, 북한체제로 통일이 될 것이고, 그들의 세상이 되게 됐을 때 남한 내에서 어린이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키겠다는…(취지로 국정교과서 반대 세력이 이를 주장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예결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이 의원이 검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마치 적화통일을 원하는 사람들처럼 (표현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예결특위장을 떠났고, 이에 야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사람이 수도권은 60%대고 전국적으로 50%를 넘는데, 마치 이 사람들이 적화통일을 지지하고 준비하는 사람처럼 (묘사)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인격모독이고 국론분열의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같은 당 유성엽 의원도 "이 의원은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정화 반대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고 오늘 또 교과서 국정화 반대하는 사람들을 적화통일 지지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였다"며 "도저히 있을 수 없다. 이 의원을 불러 발언의 진짜 취지가 뭔지 (물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의원이 동료 의원을 상대로 발언의 해명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막아섰고, 이노근 의원은 "극히 일부에 대해 (이 의원이) 말한 것이다. 그런 세력에게 (국정교과서가)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나는) 들었다"고 이 의원을 두둔했다.
정부의 자료제출 미흡 문제로 오전 정회를 맞은 예결특위는 이 의원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다시 오후 회의가 정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