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가운데)이 29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오른쪽)의 교과서 국정화 예비비 관련 자료제출에 의사진행발언을 만류하고 있다. 이들 뒤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켜보고 있다.
野 자료제출·TF팀장 출석 압박…정부·與 거부 '고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9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전날에 이어 진행했지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예비비 편성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다시 충돌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예비비 편성과 관련, 사업 계획의 타당성을 주장하면서 예비비 내역서 등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가재정법령에 따라 내년 5월에 밝혀질 것이라고 맞섰다. 또한 교육부의 국정화 비밀TF 오석환 팀장의 국회 증인 출석을 거듭 압박했고 여당은 야당의 부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날 예결위 여야 의원들은 정책질의가 아닌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놓고 격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새정치연합은 교육부가 국정화 예비비를 편성할 당시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제출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기재부의 일체된 예비비 부속서류”라며 제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야당이 요구한 예비비 자료 제출을 정부가 거부한 데 대해 "동네 개가 짖어도 이러진 않을 것"이라며 야당 무시라고 규정하고 비난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이 부분(예비비)에 대해 명명백백하고 자신 있게 자료를 내고 불법인지 아닌지 국민과 국회의 검증을 받으면 그만인데 뭐가 두려워서…"라고 비판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박 의원이 초선이라는 점을 들어 반박하자, 박 의원은 "김성태 의원이 선수는 위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대표해선 제가 선수(選手)"라고 맞받아쳤다.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예비비는 선(先)조치 후(後)보고가 법에 명시돼 있다"며 "그걸 알면서도 계속 (자료 제출을) 주장하는 건 생트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진 오후 질의에서도 야당은 거듭 예비비 내역서 제출을 압박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거부의사를 고수했다.
새정치연합은 변재일 의원은 "국회예산정책처가 교육부의 자료를 갖고 3종 교과서를 만드는 데 국정교과서가 아닌 검인정 교과서로 해도 6억 5천만원의 예산이 든다고 분석했다"며 44억원의 예비비 내역 공개를 압박했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사교과서는 일반 교과서와 다르다"며 "일반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를 토대로 전문가들이 개편하지만 역사교과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어서 의견 수렴을 하고 여러 프로세스를 거친다. 예정처는 이런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은 "교육부가 어떤 이름으로 사업계획 신청을 했는지 확인해야 내년 정규사업예산으로 편성할지 안할지 볼 수 있다"며 "내년에도 예비비로 편성하면 그야말로 이것은 꼼수예산"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동완 의원은 "국가재정법상 예비비는 행정부에 집행권한을 위임하고 다음 해에 명세서를 제출하고 국감을 받도록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교육부의 국정화 비밀 TF 오석환 팀장의 국회 출석을 놓고 여야는 다시 한 번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TF팀 단장의 국회 출석을 교문위에서도 했는데 야당간사인 김태년 의원에게도 연락이 없었고 저 역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는데도 응답이 없다"며 "비밀의 열쇠를 쥔 이분은 어디에 있나. 어디 감금되어 있다는 소리도 있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잠적 이야기도, 불길한 이야기도 떠돌고 있다"며 황 장관을 향해 소재파악을 요청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안 의원을 향해 "감금, 잠정, 불길한 예감 등 용어를 쓰는데 갑자기 밤에 닥치면 공포를 느낀다"며 "공무원이 그런 뜻으로 피신한 듯하다. 정부부처 어디나 TF만든다. 간사가 싸움이 붙으면 말리는 위치에 있어야지, 어떻게 싸움을 붙이나. 자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안 의원은 김재경 예결위원장 대신 예결위 진행을 맡으면서 황 장관을 향해 거듭 오 팀장의 소재파악을 추궁했고 황 장관은 "확인한 결과, 해당 공무원은 정 위치에서 정식근무를 하고 있다. 다만 트위터 등을 통해 사진이 올라가 조심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안 의원을 향해 "제가 공무원이면 절대 (국회) 안 간다"며 "불길한 예감이 드느니 하는 말에 사과를 하쇼"라고 고함을 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