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검찰총장에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검사(오른쪽)가 내정되면서 '공안통'인 황교안 국무총리(왼쪽)와 김현웅 법무부장관(가운데)까지 박근혜 정부의 '사정라인'이 강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교안-김현웅-김수남' 공안통들의 시대…사정라인 강화
교과서 국정화·4대개혁·내년 총선…야권-당내 반대세력 겨냥(?)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차기 검찰총장에 내정한 가운데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 '사정라인' 강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 내정자가 그동안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호흡을 맞추며 공안사건들을 수사해 '황교안-김현웅-김수남' 사정라인 완성이 박근혜 정부 '공안통치'의 본격화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야당은 정권 편향적인 부분을 비판하며 녹록치 않은 인사 청문회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이 공안검사 출신의 황 총리와 김 장관에 이어 김 대검차장까지 검찰총장으로 내정한 데는 '공안통치'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임기 중반 이후 나타날 레임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내년 총선이 '정권 심판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에 박 대통령 입장에선 집권 후반기 레임덕 방지를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 내년 총선 '정권심판론'…레임덕 위기 탈출용? = 임기 내내 저성장 기조와 더욱 심화되는 양극화, 세수부족 현상 등으로 경제 성적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임기 4년차에 치러지는 내년 총선은 '정권 심판론'이 주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여당은 4대개혁 완수를 통해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의 개혁 방향에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어느 것 하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여야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다, 박근혜 정부가 임금 피크제를 핵심으로 하는 노동개혁에 대해 야당은 '쉬운 해고'라고 규정하고 관련법 처리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에 '사정라인' 강화로 야권과 당내 반대세력까지 압박하면서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친박계 의원들은 국정화 반대세력을 '북한 지령을 받은 사람들'로 규정해 수사당국을 압박하고 있고 여기에 황 총리가 호응하며 수사가능성을 밝힌 것도 본격적인 공안통치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 '황교안-김현웅-김수남', 공안수사 호흡…정권편향적 비판 = 공안통치 시대 논란은 공안검사 출신인 황 총리와 김현웅 법무부장관, 김수남 내정자의 그동안 수사 지휘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은 황교안-김수남 라인의 작품이다.
황 총리는 당시 법무부장관이었으며 김 내정자는 당시 수원지검장으로 수사를 실무에서 지휘했다. 또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에도 황 총리는 법무부장관, 김 장관은 법무부 차관이었다. 김 장관과 김 내정자는 서울대 동문이며 사시 동기(사시 26회, 사법연수원 16기)다.
또한 황 총리와 김 장관은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 일가 수사와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정윤회 비선실세 개입 의혹 수사 등 현 정부의 공안이슈들을 함께 처리했다.
이들 사건은 현 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지만 모두 '사실무근', '무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종결지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도마에 오른바 있다.
특히 김 내정자가 맡았던 그동안 사건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사회적 논란이 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을 예측하고 비판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사건이다. 김 내정자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시절 '미네르바'에게 허위사실 유포죄 혐의를 씌워 수사를 했지만 3심까지 간 재판에서 미네르바는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또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사건을 김 내정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 무혐의 처분을 내려 '권력 실세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 본격 '공안통치 시대'…사회정의 실현? 정치검찰? = 때문에 정부여당은 '사회정의를 실현할 적임자'라고 치켜세우지만 '정적'을 겨냥한 본격적인 공안통치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여당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이완구 전 총리가 '부패 쳑결'을 외치지 않았나. 이후, 이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로 물러나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총리가 됐는데 '사정'강화 수순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여기에 황 총리가 추천했다고 하는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김수남 내정자까지 다 공안통, 수사통이다. 앞으로 사정기관을 꽉 잡아서 레임덕 없이 가겠다는 의지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야당 한 관계자 역시 "검찰의 오래된 숙원이 정치적 독립인데, 보수정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다시 증명된 것이다. 사정기관을 손에 쥐고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것"이라면서 "김 내정자는 정권과 관련된 사건에서 항상 정권 편향적으로 결론을 내려 문제가 많았던 사람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공을 세운 거겠지만 '정치 검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황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내정자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자타가 인정하는 능력 있는 검사"라고 호평했지만 김 내정자 인사 청문회는 여야의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