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5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주요 조항별로 회계사업계 의견을 반영한 검토의견서를 내놓았다. 이번 건의안은 기업회계 전문가들이 회계적 논리와 기업실정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주요 세목별로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 물납제도, 납세자 재정유동성 위해 존치시켜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정부가 법인세법 및 양도소득세법상 물납제도를 폐지한 것과 관련, 물납제도를 존치시키거나 1997년 이전처럼 물납 이전에 관할 세무서장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물납제도는 공익사업에 공여키 위해 토지 등을 양도하거나 수용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 법인세나 양도소득세를 금전으로 납부하기 곤란한 때 예외적으로 당해 토지의 매매대금으로 받은 채권으로 대신 내는 걸 허용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한공회는 이와 같은 물납을 허용하지 않으면 납세자의 재정적 유동성이 심각히 저해되고 때문에 납세자로 하여금 토지보상채권을 긴급히 처분하도록 해 납세자의 재산권이 침해될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했다.
□ 기본공제 판정기준 소득금액, 기본공제 금액과 동일해야
한공회는 종합소득 기본공제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면서 근로소득과 다른 소득의 기본공제판정 기준을 달리 정할 게 아니라 다른 소득도 모두 기본공제 금액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일치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 사람의 연간소득이 기본공제 금액에 미달한다는 것은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기본공제 대상자 판정기준 소득금액은 기본공제 금액과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공제 대상자 판정기준 소득금액을 근로소득과 그 밖의 소득으로 분류해 다르게 정하면 동일한 소득을 얻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동일한 종합소득 기본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과세불형평이 초래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1975년부터 2008년까지의 소득세법상 기본공제 금액과 기본공제 대상자 판정기준 소득금은 동일했다. 2009년 시행된 소득세법 개정으로 기본공제 금액은 100만원에 150만원으로 인상됐지만 기본공제 대상자 판정기준 소득금액은 올리지 않아 간극이 발생했다.
□ 비상장법인 대주주 요건, 완화해야
한공회는 정부가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상장법인의 범위를 확대하고 중소기업 대주주 양도소득세율을 20%로 인상한 것과 관련, 중소기업 대주주의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중소기업에 10%세율로 과세하는 제도 자체를 사문화시키고 코스닥 상장기업보다 더 엄격히 과세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비상장 중소기업 대주주의 요건을 50% 이상 지분율 보유자로 상향하거나 최대주주 등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공회는 중소기업의 주주는 대부분 대주주일 가능성이 많아 중소기업의 대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양도 시 양도소득세율이 2배로 올라가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되며 중소기업 창업 및 투자 위축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토지 시세-기준시가 30% 차이, 이상할 것 없다
한공회는 토지나 건물 등 자산별 가액의 임의적 구분에 의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토지와 건물의 거래금액이 기준시가로 안분계산된 가액과 30% 이상 차이가 있는 경우 토지와 건물의 거래금액을 불분명한 것으로 보는 규정을 신설하는데 반대하는 의견을 보였다. 거래금액과 기준시가가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경우가 실제 빈번하다는 것을 고려해 거래금액이 단지 기준시가로 안분계산된 가액과 30%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해서 거래금액을 불분명하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공회는 정부 개정안에 따르면 거래당사자가 합의해서 거래한 경우에도 금액이 안분계산된 금액과 30% 이상 차이가 나면 그 거래금액은 불분명한 것으로 추정돼 기준시가로 안분계산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 종교소득 납부자 원천징수의무, 종합적 고려 필요
한공회는 정부가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를 합리화하기 위해 신설한 종교소득 과세체계와 관련, 종교소득 누락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종교소득을 지급하는 자에게 원천징수의무를 선택사항으로 두기 보다는 지급하는 자의 규모, 조직, 법인여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