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2960억원 해외손실로 빅5 영업이익 66% 감소
건설사 "주택부문 이익반영 미미", "해외부실 내년 초까지 계속"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건설 빅5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작년말부터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에 따른 성과를 누린 회사와 미처 털어버리지 못한 해외부실 쇼크로 입은 회사로 나뉘었다.
올해 주택분양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양호한 실적을 보인 반면 삼성물산은 해외부실을 털어내면서 2960억원의 어닝쇼크에 가까운 손실을 냈다.
건설 빅5의 2015년 3분기 실적을 종합해 보면 매출은 16조원을 기록해 미미하나마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영업이익은 1681억원으로 2분기 5009억원보다 66%나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주택경기 호조로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된 상승세를 보인 영업실적에 해외부실이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지난 2013년 4분기 해외부실을 정리하면서 빅5중 4개사가 적자를 낸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건설 빅5 최근3년 분기 영업실적
자료 : 각사 분기보고 및 실적공시자료
건설빅5 3분기 영업이익 현황 (억원)
자료 : 각사 분기보고서 및 실적 공시자료
이렇게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한 것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다른 건설사들이 전년대비 192%나 이익을 늘리며 증가세를 보였지만 삼성물산 한 회사가 296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기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 광산개발 사업에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해 또다시 해외부실의 악몽이 살아났다.
빅5는 아니지만 삼성엔지니어링도 해외프로젝트때문에 이번 3분기에 1조5127억원 손실을 발생시켜 건설업에 대한 신뢰성에 상처를 줬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부실로 인한 대규모 적자를 지켜보며 다른 건설사들의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이 수조원에 이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택호황으로 건설사들이 이익을 내고 있지만 수조원대에 달하는 미청구공사 잔액과 해외건설 부문의 장기재고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주택분양성과가 본격적으로 영업실적에 반영될 내년에도 건설사들이 큰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매출부문, 주택호황 성과를 해외사업 부진이 상쇄
영업이익에서 이런 주택호황과 해외부실의 충돌은 매출부문에서도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 부터 불어 닥친 주택시장 호황으로 건설사들은 작년보다 두배가 넘는 주택을 분양하고 그동안 골치거리로 남아 있던 미분양 주택도 거의 대부분 해소했다.
건설 빅5는 작년 1년동안 6만7천가구를 분양했지만 올해는 8월까지만 7만8700가구를 분양하고 연간 14만5700가구 분양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더욱이 올해 분양한 아파트 거의 대부분을 계약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대형건설사 주택공급 실적 및 계획 (가구)
자료 : 각사 제공
건설빅5 3분기 매출현황 (조원)
자료 : 각사 분기보고서 및 실적공시 자료
이런 주택호황으로 주택부문이 부진했던 삼성물산을 제외한 모든 회사의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두배가 넘는 주택분양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8.1% 밖에 늘지 않아 업계나 투자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건설사들은 주택분양 효과는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내년이 돼야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동지역의 정쟁악화와 해외부실로 건설사들의 해외사업이 위축돼 해외 매출이 줄어든 것이 주요 이유라고 설명한다.
빅5 건설사의 매출을 보면 해외비중이 48%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주택사업은 아직도 32%에 머물고 있어 해외사업이 전체 매출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해외매출 감소분을 그나마 주택호황으로 보전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도 해외부실을 국내 주택사업이 메꿔주지 못했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 해외부실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 부터 실적 정상화
결국 업계에서는 3,4년 전의 저가수주 프로젝트가 대부분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과거와 같은 영업실적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5 건설사 관계자는 "3,4년 전 저가로 수주한 현장이 아직도 몇몇개 남아 있어 내년 초까지는 계속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해외부실현장도 모두 정리되고 올해 큰 성과를 올린 주택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돼 과거 수준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