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5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주요 조항별로 회계사업계 의견을 반영한 검토의견서를 내놓았다. 이번 건의안은 기업회계 전문가들이 회계적 논리와 기업실정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주요 세목별로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정부가 증여예시규정에 해당하지 않아도 '증여'로 보고 과세할 수 있도록 한 세법개정안에 대해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제도를 보완해 줄 것을 건의했다. 증여의 개념에 증여예시규정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거나 증여예시규정을 준용해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수 있는 경우도 포함할 경우 유추확장해석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안정성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한공회의 의견이다.
한편 정부는 증여세 과세대상을 정비하면서 증여예시규정상 과세대상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사안에 따라 '증여'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면 과세가능하다는 근거규정을 신설했다.
개정안에는 '무상 또는 현저히 낮은 대가를 주고 재산을 이전받거나 현저히 높은 대가를 받고 재산을 이전한 경우', '증여예시규정 및 증여의제규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증여예시규정과 경제적 실질이 유사하거나 증여예시규정을 준용해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수 있는 경우'가 신설됐다.
□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충분한 검토필요
한공회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개정안과 관련, 의제규정에는 추정규정과는 달리 반증을 통한 번복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의제규정을 따를 경우 납세자 구제가능성이 낮아지고 재산권 침해 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보다 더 충분히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공회는 정부가 개시 사업연도의 수혜법인 영업이익이 3년 간 계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증여의제 이익을 계산하고 3년 뒤 실제 영업이익을 정산해 증여세를 재계산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마치 영업이익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고자 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영업이익 전체를 영업권 상당액으로 간주한 것은, 상증세법이 '자기자본 X 10%'를 초과하는 영업이익에 대해서만 영업권 액수로 인정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 개념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한공회는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규정에선 자기증여분에 대해 일정부분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에 비추어 '일감떼어주기'의 경우에도 자기증여에 대한 과세 제외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공회는 개정안 적용시기가 부칙에 '이 법 시행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에 사업기회를 제공받는 분부터'로 기재돼 있는데 종전부터 사업기회를 제공받고 있던 경우에도 개정안이 적용되는 것인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사업기회를 계속적으로 제공받는 수혜법인의 경우 적용시기 이후 최초 사업기회를 제공받는 사업연도에 한해 한번만 과세하면 되는지, 매 3년마다 주기적으로 과세해야 하는지도 불명확해 해당 조문 및 경과조치 등을 통해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3년 신설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일감몰아주기 및 일감떼어주기 행위를 한 기업은 과징금을 내게 돼 있는데, 일감몰아주기 및 일감떼어주기로 공정거래법상 과징금을 내는 기업이 증여세도 내야해 이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보험금 증여시기…보험사고 '발생한 날'로 봐야
한공회는 정부가 보험금의 증여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 보험금의 증여시기를 보험수령일로 하는 경우 보험금의 수령시기를 조절해 조세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정기금식으로 받은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금에 대한 증여의 시기 및 재산을 평가하는데 법적용상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험금 증여시기를 정부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금을 실제 수령한 날'로 본 반면 한공회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날'로 본다.
□ 비특수관계자 간 유증…정당사유 없으면 증여세 부과
한공회는 정부가 비특수관계자 간 유증 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증여세 과세대상 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 현행 본법 제41조의4, 제42조, 제42조의2에 의해서도 비특수관계자 간 유증 시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증여세가 부과되나 이의 표기가 개정된 조문에 추가되지 않았다고 검토의견을 밝혔다. 또 그 결과 현행 본법 제41조의4, 제42조, 제42조의2와 개정된 조문 간 모순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 자산 고가양도의 상대방, '특수관계인'으로 명확히 규정돼야
한공회는 정부가 저가 혹은 고가 자산 양도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 개정안 제35조 1항 본문에 상대방으로부터 자산을 저가로 양수하는 경우 그 상대방이 '특수관계인'임이 명확히 제시돼 있으나 상대방에게 자산을 고가로 양도하는 경우에는 그 상대방이 특수관계인인지 아니면 일반인인지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으므로,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고가로 양도한 경우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음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고 검토의견을 내놨다.
□ 비특수관계자 간 주식거래도 '기간규정'으로 보호돼야
한공회는 정부가 주식상장 등에 따른 이익의 증여규정 및 합병에 따른 상장이익의 증여규정을 개정한 것과 관련, 비특수관계자 간 주식거래에 대해서도 특수관계자 간 주식거래와 동일하게 기간규정을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정안 본문 중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증여세를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대해 대략의 범위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특수관계자 간 주식거래에 대해 기간규정을 두지 않는다면 유상취득 후 5년이 지난 이후에도 상장되기만 하면 증여세를 과세하겠다는 것인데 상당기간이 지난 후 상장된다면 그 주식을 내부정보를 이용해 받은 것으로 보기 어려워 특수관계자 간 주식거래와 형평성을 맞출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거짓이나 부정한 벙법'의 경우 그 개념이 불확정적이어서 유추확장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증여세를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증여에 대해서도 상증세법 제41조의3 및 제41조의5를 적용하고, 5년의 기간요건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함'으로 증여규정을 개정했다.
□ 초과배당에 따른 증여규정, 배당의 범위 모호
한공회는 정부가 초과배당에 따른 이익의 증여규정을 신설한 것과 관련, 개정안에 나와있는 초과배당에 따른 과세대상 배당의 범위가 모호해 그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소득세법상 의제배당이 배당의 범위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의제배당을 배당의 범위에 포함시킬 경우 개정안 본문 중 '법인이 배당 등을 한 날'이라는 문구를 배당의 종류별로 구체적으로 바꿔 재표기함으로써 증여일을 규정하는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법인의 최대주주 등이 본인이 지급받을 배당의 전부 또는 일부를 포기하거나 보유지분에 비해 과소배당을 받음으로써 그 최대주주 등의 특수관계자가 본인의 보유지분을 초과해 받는 배당을 증여로 보아 그 초과배당금액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