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오전 예결위 단독 강행…야 '국정화 저지투쟁-국회 정상화' 투 트랙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따른 야당의 국회 '보이콧'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연일 비난 수위를 올리면서 '국회복귀'를 촉구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단독 진행을 불사하며 야당의 반발을 샀다.
김무성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보이콧을 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을 향해 "더 이상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듣지 않도록 상생의 국회,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야당을 이끄신 선대 정치인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의회주의와 통합의 정치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길거리 대신 원내투쟁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돌이켜 봐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전날(4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헌법소원과 교과서 국정화금지 법안, 국민불복종 운동 추진 계획 등을 언급한 뒤 "그런 것 다 하시라"면서 "그러나 국회를 정상 가동시키면서 해야지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장외로만 돌아다니는지 참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야당을 겨냥, "단 한 줄도 쓰이지 않은 교과서를 놓고 친일 독재 미화라는 말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을 중단하고 국회 정상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담화는 (재보궐)선거 패배를 회피하고 당내 불화를 잠재우기 위한 반(反)민생, 국론분열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며 "더 이상 국회를 마비시키고 시간을 허비할 순 없다"고 맹비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단독 예결위원회 전체회의 개의에 나섰다. 앞서 김재경 예결위원장과 여당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까지 야당이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으면 예결위 단독 진행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야당은 이날 오후 예정된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간 협의를 지켜본 후 심사하자고 주장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날 교과서 국정화 저지 투쟁을 거듭 강조하면서 '민생' 역시 챙기는 투트랙 전략을 가시화했다.
특히 국회 보이콧은 이번 주를 끝으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법안심사를 앞 둔 상황에서 보이콧 장기화가 되레 야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저지 투쟁에 대해서는 야권 전체와 힘을 모아 '장기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역사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긴 과정동안 우리는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며 "위기에 빠진 경제와 민생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농성 중인 의원들에게 "농성을 위해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3박을 했고 오늘 4일째로 접어든다. 우리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다면 야당의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정부여당은 경제와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이 중요한 시기에 국정화 문제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국력을 낭비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겠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국정화 저지) 문제는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학계, 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하면서 이 동력을 어떻게 잘 끌고 갈 것인가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긴 기간 동안 역사국정교과서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우리가 위기에 빠진 경제와 민생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국회 보이콧에 대해 "이번 주 내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농성은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 1년을 이 문제를 갖고 야당이 면밀하고 절실하게 교정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예결위 야당간사인 안민석 의원 역시 BBS라디오에 나와 "국회를 계속 이렇게 올 스톱시키는 걸 언제까지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한 후, 이날 오후에 예정된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간의 회동에 대해 "오늘이 (국정화 정국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의원은 "국회는 국회대로 정상화시키고 밖에서 국민들과 함께 장외투쟁은 장외투쟁으로 하는 투 트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