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비롯해 의원입법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세법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 간 '입법전쟁'의 총성이 울렸다.
정부가 경제활력 강화·민생안정을 목적으로 내놓은 세법개정안에 대한 크고작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손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0일부터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를 가동해 종교인 과세, 업무용 차량 과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신설 등 국회에 제출된 세법개정안에 대한 심사에 들어간다.
현재 조세소위에 상정된 세법개정안은 200여개.
세법 심의에 할애된 기간은 약 3주(11월10~27일) 정도다. 본격적인 세법 심의에 앞서 제도의 취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 한 번의 일독(一讀)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세법을 일독하는 과정에서 여야 이견 차이가 없는 법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독 이후 '합의'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12월1일 세법을 포함한 예산안 등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됨에 따라, 세법심의 작업 일정이 '촌각'을 다투기 때문.
지난해의 경우 상정된 세법 내용을 파악하는데 투자한 시간만 5일이 걸렸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법개정안이 국회 논의테이블에 올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주나 되서야 쟁점법안들의 진퇴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갑론을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종교인 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방안이 쟁점법안으로 꼽힌다.
현재 소득세법 시행령상 내년 1월1일부터 종교인의 소득에 과세하도록 규정되어있기 때문에 과세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종교계와의 협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2013년, 2014년)나 종교인 과세방침이 좌초된 바 있다.
올해 역시 대다수의 개신교 단체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표심이 걸린 정치권이 재차 '유예'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세강화 조치는 정부와 국회 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업무용 차량의 사적사용을 막고 탈세를 방지한다는 방향에는 차이가 없으나, 업무용 차량 구입비용 한도에서 입장이 갈린다. 정부에서는 주요 교역 상대국들과 통상마찰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대의사를 여러 차례 밝히고 있는 상태다.
세무사들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인 '외부세무조정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놓고서는 업계 간 공방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법무법인은 외부세무조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현행 시행규칙이 모법에 근거가 없어 무효다"라는 대법원 판례가 나온 이후 세무사회는 반발하며 입법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측도 이 같은 세무사업계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TF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