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연장-파견근로 확대 최대 쟁점…험로 예고
정부·여당의 하반기 국정 핵심과제인 노동개혁과 관련, 5대 법안을 놓고 국회가 16일 본격 논의에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노동 관련 5법에 대한 상정에 앞서 정부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여야는 5대 법안에 대한 극명한 입장차를 확인하고 치열한 입법 논쟁을 벌였다. 오는 20일 노동 5법에 대한 법안소위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법안 처리에 험로를 예고했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이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며 관련 5법을 연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노동관련 5법이 열악한 노동현실을 더 최악으로 모는 것이라며 '노동개악'으로 규정,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동 관련 5법'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개정안이다.
이 중 여야가 극심한 입장차를 보이는 것은 파견근로자 법안과 기간제 법안이다.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는 기간제법 개정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기간제법 개정안 발의자이자 새누리당 노동선진화특별위원장인 이인제 의원은 이날 오전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법안 제안 설명을 통해 "현재 2년인 기간제 근로자 사용 제한은 원칙적으로 유지하되 35세 이상 근로자는 본인이 희망할 경우 예외적으로 더 오래 (2년 더) 일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며 "단기 계약 반복 갱신 행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간제법 개정안에는 비정규직 근로계약이 종료될 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일정 기간의 '이직수당'을 지급하는 등 일부 노동계의 의견을 반영했지만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 야당은 '비정규직 양산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특히 노사정위원회가 해당 내용을 여전히 협의 중임에도 새누리당이 우선 법안을 발의해 노사정 참가 주체 중 한 축인 한국노총이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35세에서 55세 사이 기간제 근로자들의 2년 이후 정규직 전환 비중이 9%정도 밖에 안 된다"며 "기업들이 기간제나 파견 근로자를 많이 쓰면 정규직 근로자를 쓰는 것보다 비용을 더 들게 해 정규직 전환율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역시 "이미 논의가 국회로 넘어왔다. (노사정 합의가 없더라도) 야당의 의견도 받아서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하면 된다"고 이 장관의 말을 거들었다.
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기간제법의 취지는 (계약기간) 2년 후의 (고용) 안정성에 있는데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평생 비정규직 법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2년 고용 후 정규직 전환이라는 부담이라도 있었는데, (법이 개정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인영 의원은 기간제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노사정위원회가 협의 중임을 강조하며 '노사정 합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서 (발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충분히 논의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또한 파견근로 허용 업종 확대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해법임을 강조하지만 야당은 금형·주조·용접 등 6개 업종에 대한 파견근로 허용은 자동차·조선·기계금속 등 제조업 전반으로 파견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이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대 입법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이 야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은 "여야가 5대 입법에 대해 의견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여야가 논의를 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이것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표현을 한 것은 사실상 국회 입법권을 훼손한 것이고 의견차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 장관은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을 자제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도 "(야당은) 명백하게 잘못된 법에 대해 문제 제기 하는 것"라며 "잘못된 법을 반대하면 진영논리에 빠진 것이고,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거라고 매도하는 게 국회를 존중하는 태도인가"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환노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장관으로서의 경험과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도출한 결론을 관철시키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장관 발언은 이념에 치우치지 말고 국민과 노동자를 위해 이 문제를 다루어 달라는 절박함의 표현"이라고 옹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