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총선용 개각'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강조하며 국회로 돌렸지만 여야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경제'와 '민생'을 외치면서도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 이견을 거듭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인 점을 강조하며 현장-민생 중심 정치를 내세웠다.
김 대표는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면 바로 총선 체제에 들어 간다"며 "박근혜 정부와 당에서 추진하는 민생정책과 경제활성화법안은 모두 국민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민생에 직결된 문제로 야당은 아직까지 민생 역주행을 하는데 우리는 오로지 민생을 챙기는 제도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현장, 민생중심 정치를 펴나가겠다"며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에 자주 방문해야 고충해결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련해 참여정부 당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신년연설에서 "고학력 실업을 해결하려면 고급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일자리를 위해 필요한 것이면 과감하게 개방하고 경쟁하게 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 "집권 당시에는 필요성을 강조하다 야당이 되니 덮어놓고 반대한다"며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는 당시 청와대 수석 비서관이었다"고 겨냥했다.
이어 "더 이상 정치 구태가 경제 발목을 잡을 수 없다"며 "10년 전 필요성을 절박하게 호소한 청년일자리 만들고 경제 살리기 위한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국제의료지원법 등 경제활성화법안을 새정치연합은 조속히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심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가 거듭 파행을 겪은 원인이던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사장 사퇴문제가 해결된 것을 강조하며 "이제 KIC 사장도 사퇴했으니 야당은 더 이상 반대할 명분도 없다"고 압박했다.
노동개혁 법안 처리 필요성에 대해서도 "문 대표는 지난 일요일 민생경제를 위해 노동개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음에도 어제 노동개혁 법 상정을 16일로 연기했다"며 "새정치연합은 말로는 민생을 찾지만 행동은 안 찾는 이중 플레이를 그만두고 적극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 45주기를 맞아 정부여당의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이라고 규정,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전태일 열사 45주기를 언급하며 "청년 전태일의 절규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사회불평등은 45년 전보다 더욱 심해졌고 노동자 4명 중 1명이 저임금이다. 비정규직 627만명은 2015년의 전태일이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계를 연장하고 비정규직을 더 늘리려고 한다"며 "정부와 새누리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악 5대 법안은 이 땅의 수많은 전태일을 양산하는 노동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개혁의 핵심은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차별해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시간 단축은 청년들에게 정규직의 좋은 일자리 만들어주고 노동자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한다.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해야 고용 안정성과 함께 가계소득을 높일 수 있다"며 "정부 여당은 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리당의 노동개혁안에 협력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전태일 열사의 피맺힌 절규"이라며 "세계최장 노동시간, 비정규직 630만명. 오늘 노동현실이 얼마나 척박한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시간에도 생존권을 위해 고공농성하는 수많은 전태일이 있다"며 "우린 아직도 1970년이다. 정부의 노동개혁 쓰나미가 노동자를 벼랑으로 몰고 있다"고 겨냥했다.
그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노동개혁 법안을 가로막는 건 경제 재도약을 가로막는 비애국적 행위'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비상식적 논리이고 노동자 목소리를 제압하려는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