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격 소감
먼저 합격 수기를 쓰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합격자 발표 날, 인터넷상으로 시험 결과 보기를 클릭하던 그 떨림과 긴장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보는 순간 그 환희를 다시 떠올려도 벅차오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삼성세무서에 근무하고 있는 진호성입니다. 올해 10년차 세무공무원임에도 일반 수험생과 같이 1차, 2차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 수험기간과 공부방법
저의 총 수험기간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8월 8일입니다.
2012년 10월~2014년 4월
2012년 9월 토익 시험 점수를 확인한 후에 10월부터 재무회계 기본서 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재무회계 상권을 12월까지 듣고 하권을 들을 시간도 없이 2013년이 왔습니다. 2013년부터는 상법과 재정학에 대한 인터넷 강의를 들으니 어느덧 3월이 되었습니다. 원가와 세법에 대한 공부가 거의 전무한 상태로 재무회계 상권과 상법, 재정학을 1회 복습하니 시험날짜가 다가왔습니다.
2013년 1차 불합격 후에 조금 있다가 다시 해야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간이 지나 9월이 되었습니다. 이때 1차 계획을 다시 세웠는데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직장생활과 병행을 하니 아무리 시간을 쪼개더라도 평일에는 순수 공부시간이 4시간을 넘지 못했습니다. 계획을 수립하면서 불합격 원인을 살펴보니 일단 공부량이 매우 부족했고, 전 과목에 대한 공부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가회계 기본서와 재무회계 하권에 대한 인강을 들었습니다. 재정학과 상법은 이미 들어둔 강의에 대한 정리가 책에 잘 되어 있어 기본서를 정독했고, 세법개론은 50점만 넘고 상법과 재정학을 전략과목으로 삼기 위해 기본서 정독을 했습니다.
2014년 1차 합격 비결은 기본서 정독을 바탕으로 하루에 끝장내기 일일특강 정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결국 내가 공부한 것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핵심 부분만 들고 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014년 5월~2014년 8월
이 기간 동안 동차 준비하면서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세무회계에 대한 공부가 없었던 관계로 5월 한 달 동안은 법인세 세무회계만 인강으로 들었고, 6월에는 세법학M을 들으니 7월에 법인세 세무회계와 세법학 복습하기에도 벅찼습니다. 이렇게 되니 회계학은 기본서의 예제만 조금 풀게 되었고, 원가와 소득세 세무회계는 거의 공부하지 못한 채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결국 회계학 1,2부와 세법학2부 과락으로 불합격했습니다. 일단 가장 점수가 낮은 회계학 1부 점수는 큰 충격이었고, 회계학 2부는 총 46점 정도 푼 것에서 나온 점수라 수긍이 갔습니다.
세법학은 각각 70점 정도 배점에 대해 답안을 8장 작성한 것에 비해 점수가 잘 나온 편이라 조금만 더 하면 되겠네!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국세공무원이기 때문에 솔직히 세법학은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세법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문제든 말을 만들어 쓸 수 있다고 자만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당시 답안을 생각해 보면 필요 없는 문구들과 구두식 표현 등을 사용해 답안이 유치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그동안 세무회계 기출문제와는 거리가 먼 난이도를 접해 매우 당황했고 이에 따라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과 회계학 1부에서 쉬운 문제라 하더라도 그동안 충분한 쓰기 연습이 없는 경우 답안 작성 시 오류를 범한 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결국 쓰는 연습 부족이 불합격의 원인이었습니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손이 기억하는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동차에 열심히 한 덕분에 법인세 세무회계와 세법학은 동차 때 수험서를 유예 때도 보았습니다.
2014년 10월~2015년 1월
합격자 발표 후에 불합격의 원인을 분석해 소득세 세무회계를 인강으로 듣고, 원가 기본서를 다시 처음부터 풀기 시작했습니다. 재무회계는 역시 기본서에 나와 있는 예제와 연습문제를 전수로 풀었으며 이 기간 동안에는 따로 세법학을 공부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때 평균 공부시간은 평일에는 4시간 정도, 주말에는 8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2015년 2월~2015년 5월
이때가 가장 수험 기간의 고비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집 이사로 이사 예정된 곳에 먼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등록하게 되어 2015년 3월 2일부터 4월 17일까지 저의 힘든 스케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6시30분경 일어나 아이들과 7시 30분쯤 집에서 출발해 이사 예정 근처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등원시킨 후에 어린이집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회사에 출근하면 9시, 퇴근해 어린이집에 도착하면 오후 7시,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도착하면 8시,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가면 9시, 9시부터 10시50분까지 공부하고 집에 와서 책 좀 보다가 새벽 1시쯤 취침.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공부시간 확보를 하지 못하는 현실과 그로 인해 우리 아이들과 아내에게 짜증과 화를 많이 냈던 것이었습니다. 피곤에 찌들고 현실에 화가 나 공부를 하지 못한 날들도 있었고 기껏해야 1~2시간 정도 밖에 공부를 못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실적이 있어야 했고, 9시에 가까이 출근하고 가장 먼저 퇴근하는 등 눈치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습니다.
그래도 가장 미안한 점은 제일 먼저 등원해서 제일 늦게 하원하는 아이들과 아침, 저녁으로 손이 많이 가는 두 아들과 씨름하는 맞벌이 아내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도저히 직장생활과 육아 및 수험생활을 병행할 수 없었고, 미래에 후회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은 하지 말라는 상사의 격려와 충고에 결국 4월 20일 육아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할 때는 순수 공부시간이 최대 4시간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휴직 후에는 9시간 이상 공부시간이 확보되었습니다. 이때부터 2기 유예반 모의고사를 복습하기 시작했습니다. 2기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도저히 공부시간이 확보되지 않아 1회~6회는 회계학에 중심을 두고 공부했고, 7~12회는 세법학을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12번의 모의고사를 보는 동안 공부한 과목은 성적이 상위 30% 정도였으나 공부하지 못한 과목은 하위10% 정도였습니다. 또한 한 번도,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 안 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분명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 실제 점수가 아니라는 것과 그 날 분명 최고의 득점을 올릴 수 있게 내 몸을 그 날에 맞춰 나가겠다는 나만의 전략이 있었습니다. 2기가 끝난 5월초부터 6월말까지 모의고사 12회분을 철저히 복습하고 오답노트를 만들고 회계학 1부에 대한 서브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서브노트는 재무회계 기본서의 상권과 하권 및 원가회계 기본서의 모든 예제 및 연습문제 푼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중급회계 상권과 하권 전수 문제풀이는 하루에 5시간 정도 14일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또한 유예 모의고사는 3번 정도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이때 손이 너무 아팠고 주먹을 하도 꽉 쥐고 쓰게 되어 주먹 쥔 부분에 모두 노란 굳은살이 베기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매회 모의고사 볼 때마다 각 과목 시험 후에 느낌을 적어 놓은 메모장을 토대로 실전에서 사용할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메모장의 주된 내용은 문제를 정확히 읽고 내가 빨리 풀 수 있는 것부터 정확히 풀자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시간 투입 대비 점수 획득이 용이한 문제부터 추려서 푸는 것이 시험에 대한 진짜 실력이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세법학 기본서를 제대로 본적이 없던 저로서 뭔가 머리에만 떠도는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5월 달에 세법학 기본서를 구입해 차분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서를 읽으며 그동안 모의고사로 풀었던 문제들이 실마리가 풀리듯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서 통독하는데 세법학 2부는 5일정도 눈으로 읽었고, 세법학 1부는 10일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세법학 기본서를 안 사신 분이 계신다면 지금 꼭 사서 정독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차피 세법 개정이 될 테니 내년에 사신다는 생각은 버리시고 하루라도 빨리 기본서를 읽어야 합니다.
2015년 7월
7월 한 달 동안 전 과목 1회독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또한 이번 시험에서 합격하게 된 가장 큰 전략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 전략은 바로 내가 시험을 보고 어느 정도 점수를 예측할 수 있는 과목은 절대로 과락을 면하고 고득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법학은 주관적 판단과 논리가 필요하지만 회계학은 정확한 숫자를 계산해 낼 수 있으면 되기 때문에 점수 예측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세무공무원으로서 세무회계보다는 재무회계가 더욱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재무회계를 위해 2차 FINAL 인강을 듣게 되었습니다. 2차 FINAL 인강을 통해 재무회계 정리를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충분한 기본서 완독 후에 2차 마무리 인강을 듣고 최종 문제 풀이하는 과정이 저에게는 적합했습니다. 또한 합격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세무회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세무회계를 바탕으로 세법학이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세무사에게 있어 세무회계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회계학 2부는 일반적으로 모의고사에서 12~14페이지 정도 시험지 분량으로 출제되지만 실전에서 더욱 빠른 속도로 정확히 풀기 위해서는 15~18페이지 정도 시험지 분량의 연습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무회계 역시 2차 FINAL 세무회계 책자를 시간을 측정해 가며 풀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시간만큼은 절대 졸지 않으려고 매우 집중했습니다. 보통 졸리는 시간대인 오전 10시, 식사 후, 오후 4시쯤에는 졸리는 느낌을 받으면 회계학이나 세무회계 문제를 풀어 잠을 쫓았습니다.
세법학은 2기 모의고사를 눈으로 읽고 머릿속으로 답안을 구성해내는 방식으로 회독수를 늘려나갔습니다. 이때 또한 요약서에 적어놓은 기본서의 중점내용과 모의고사 필기 분을 토대로 요약서만 봤습니다.
□ 시험 당일 준비와 시험 후기
저는 시험 당일에 모든 것을 맞추고 머리 속에 시험 당일의 상황을 자주 생각했습니다. 전날 밥을 많이 먹거나 야식을 먹으면 꼭 다음날 큰일을 두 번 이상 보기 때문에 시험 전날에는 매끼 식사량을 조금 줄였고 6시 이후에는 물을 제외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 속이 불편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점심도 아내에게 부탁해 유부초밥 딱 3개와 초코바를 싸갔습니다. 또한 저는 소변이 자주 마려운 편인데 긴장하면 더욱 심해져서 아침에 밥 먹을 때도 물을 아주 조금만 섭취하려고 노력했고 피곤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양강장제를 10일전부터 먹었습니다.
또한 시험 당일 혹시 지나치게 긴장할까봐 전날 청심환을 미리 사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시험 당일에 1점이라도 더 획득할 수 있게 제 자신을 시험 날에 최적화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회계학 1부
문제지에 오타 여부를 확인하며 어떤 문제부터 풀지 결정했습니다. 쉽고 자신 있게 빨리 풀 수 있는 것부터 생각했는데 그것이 올해는 문제 순서대로였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건 문제를 풀면서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떠올랐습니다.
교환거래 처분손익을 구할 때 분개를 하라고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문제를 읽다가 마지막 문구를 읽으며 ‘이거 실수 많이 하겠네’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험 보면서 잘 본다는 느낌은 문제를 풀면서 선생님의 말이 떠오르면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인거 같습니다. 결국 83점의 점수로 다른 과목을 합격권으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회계학2부
3분 정도 문제를 전체적으로 보니 소득세 문제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고 부가세부터 먼저 풀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부가세는 문제 유형이 생소하고 문제 해독이 어려워서 그랬지 점수 획득하기에 매우 좋고 쉬운 문제였습니다.
부가세를 푸는데 30분이 지났고, 법인세 1번을 푸는 순간 배점에 비해 단순하게 세무조정이 끝나는 물음들이 있어 다시 한 번 지문을 보고 답안을 작성했습니다. 법인세 1번 문제는 세무조정 2개 빼고는 모두 작성했습니다.
법인세 2번 문제를 풀 때에는 25분 정도 남았던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접대비와 과세표준 문제 6점짜리를 풀고 시험 보기 전에 눈 여겨 봤던 소득세 1번 금융소득 문제를 풀었습니다. 결국 총 60점을 풀었고 46점을 받았습니다.
유예 2기 모의고사 복습 시에는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풀고 80점 이상을 받을 정도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 했음에도 실전에서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풀 수 있는 문제 배점은 77점이었고, 이 중 60점을 풀어서 46점을 획득하였습니다.
2014년처럼 회계학2부가 자료가 방대하고 까다로운 문제로 어렵거나, 올해처럼 평소 접해보지 않은 생소한 문제들이 나와 당황해 어려운 경우 모두 모든 문제를 풀 수 없다면 다음의 순서대로 푸는 것이 과락을 면하는 길일 것입니다.
1. 신속 정확 : 빠른 시간 내에 바로 풀 수 있는 것부터 풀자
2. 정확 : 자신 있는 것부터 풀자
3. 바로 버리자 : 자신이 없는 것은 쳐다보지도 말자
또한 반복적인 연습서 풀이와 함께 전체적인 문제 풀이 감을 익히는 모의고사를 시험 보기 전날까지 해보시기 바랍니다.
세법학
세법학의 경우 2기 유예 반에서 상위권에 들었고, 최종GS반에서도 모범답안으로 선정될 정도로 최상위권이어서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험에서는 점수를 잘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10년차 세무공무원으로서 조금 부끄럽지만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세법학은 아무래도 심플한 답안이 고득점을 받는 것 같습니다. 법령 암기에 충실하고 수험생으로서 단백하고 논리적인 답안이 좋은 점수를 받는 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시 기본서의 정독이 매우 중요합니다.
세법학은 채점자의 주관이 충분이 들어가므로 절대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저처럼 요약서에 치우치지 마시고 아직 시간이 있으니 꼭 기본서 정독을 3회 이상 하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당부하고 싶은 말
앞으로 국제조세와 조세불복 분야에 실무를 더욱 익히고, 기회가 된다면 법률적 마인드를 더욱 향상 시키고 싶습니다.
수험생일 때 합격 수기를 읽으며 나도 저렇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확실한 합격을 위해서라면 합격 수기 보다 더한 수험 생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교만해서가 아니라 합격 수기는 합격생이 쓴 것이고, 합격 수기를 읽는 사람은 수험생이므로 수험생은 합격수기를 따라하되 그보다 더 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유환이, 지환이 두 아들에게 주말마다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고 아빠로서 제대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 것 너무 미안했습니다. 또한 회사일과 집안 살림, 두 아이의 육아 등으로 정말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는 듯 한 일상을 견뎌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합격은 제가 했지만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그렇습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서로가 WIN-WIN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무사의 길을 인도하시고 열어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