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 후폭풍이 여전히 가시지 않던 1999년, 135개에 달했던 전국의 일선 세무서는 99개로 축소됐습니다.
지금은 고인(故人)이 된 안정남 당시 국세청장은 국세청의 고질적 비리원천인 '지역담당제'를 폐지하는 등 '제2의 개청'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두지휘했습니다.
이 여파에 135개 였던 전국 세무서의 숫자가 확 쪼그라들어(36개 축소) 99개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국세청은 야금야금 일선 세무서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배경에는 '국민 편익'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딱히 (세무서 증설을)반대할 명분도 없었죠.
2004년 노원·동안양·시흥·파주·동울산세무서가 신설되면서 104개로 늘어난 전국 세무서는 2년 뒤인 2006년 용인·동청주·북전주세무서가 잇따라 개청, 107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후 6년 동안 정체기가 있었지만 2012년 중부지방국세청 산하에 화성·분당세무서가 신설된 이후 해마다 세무서 수는 증가해오고 있습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잠실·포천세무서가 탄생, 111개 세무서 시대를 열었고 2014년에는 김포·동고양·광주(경기)·북대전세무서가 추가로 신설돼 세무서 수는 115개로 늘어났습니다.
올해 관악·아산세무서를 신설, 117개 세무서 시대를 연 국세청은 내년에도 중부지방국세청 산하에 광명세무서를 신설해 118개까지 세무서 수를 늘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광명세무서를 포함, 앞으로 18개 세무서만 더 신설되면 1999년 이전 135개 세무서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죠. 앞으로 얼마나 세무서 수가 늘어날 지는 모르지만 납세 서비스의 중요성과 세정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세무서의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현재 국세청은 기획재정부 등과 광명세무서 신설과 관련된 예산 협의를 마무리하고 국회의 심의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국세청은 지난 8월 행정자치부와의 협의를 통해 시흥세무서 광명지서를 광명세무서로 승격해 신설하기로 한 바 있는데요. 안건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통상적인 세무서 신설 시기인 내년 4월경 광명세무서가 신설된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입니다.
광명세무서는 지금의 시흥세무서 광명지서 건물(광명시 철산로)을 활용해 신설 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직제 작업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직 규모에 따라 증축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관할은 기본적으로 광명시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나 시흥세무서, 부천세무서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 세부적인 조정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국세청은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세무서가 신설됨에 따라 국세청 내 서기관(세무서장) TO 한 자리와 4~5개의 사무관(과장) TO가 새롭게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그동안 광명시 개인사업자의 세적, 신고, 민원업무는 광명지서에서 관할했지만 납세자들은 시흥시와 생활권이 다르고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아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광명세무서 신설의 필요성을 꾸준히 요구해왔죠.
특히 광명 소하지구 및 KTX역세권 지구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른 세원증가로 추가적인 세정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되면서 광명세무서 신설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국세청은 광명세무서 신설에 이어 부산지방국세청 산하에 해운대세무서 신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미 부산 이전 공공기관 입주와 해운대권 인구 증가 등으로 세정 업무가 크게 늘어난 수영세무서에서 해운대세무서를 분리해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기차세 쏟아져 나온 바 있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해운대구 쪽에 세정 수요가 늘어나 이 부분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검토 단계라 정해진 것은 없지만 관련 부처와 곧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당담관할이 넓은 서광주세무서를 분리해 광산세무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으며,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세종시에도 세무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