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하이네켄, 780억 배당 챙기고 기부는 달랑 2천만원

하이네켄코리아(대표 카일리 월브리지)가 지난 8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맥주를 팔아 번 돈으로 네덜란드 본사에 배당금으로 780억6400만원을 챙겨주면서도 기부금으로는 2100만원을 쓰는데 그쳐 '시늉'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이 회사의 기부금은 2007년과 2008년 각각 100만원을 지급했지만 2009년과 2010년에는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2011년 500만원을 낸 다음 2012년과 2013년에는 전혀 내지 않다가 지난해 1400만원을 냈다. 8년간 기부한 금액은 모두 합쳐 2100만원에 그쳤다. 

이는 8년간 올린 영업이익 1035억6000만원의 0.02%, 본사로 챙겨간 배당금의 0.027% 수준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국내 주류회사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이 기간중 영업이익 9513억8200만원의 1.8%인 171억2100만원을 기부금으로 내놓았다. 

또 다른 주류회사인 무학은 동일 기간 3142억6600만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3.9%인 109억6700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고 ‘처음처럼’이란 소주 브랜드를 가진 롯데칠성음료는 영업이익 8187억3900만원 중 5.10%인 417억9100만원을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금으로 썼다.

하이네켄 브랜드맥주의 수입과 판매를 목적으로 지난 2003년 설립된 하이네켄 코리아의 지분 100%는 네덜란드의 Heineken Brouwerijen B.V가 소유하고 있고 이 회사는 Heineken N.V.가 소유하고 있어 한국법인은 최상위 회사의 손자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토록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금에 인색한 하이네켄코리아가 관련 회사로 보이는 회사들과의 지급수수료나 기타 비용 지급거래를 통해 8년간 60억2400만원을 지출해 관계회사를 지원하는데는 너그러운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모회사인 Heineken Brouwerijen B.V.로부터 2013년과 지난해에 걸쳐 18억9000만원, 관련회사인 Heineken International B.V.로부터 7억4100만원 등 26억3100만원의 유형 자산을 매입했다.

매도한 회사들이 해외에 주소를 뒀다고 볼 때 이들 회사가 국내에 어떤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매입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감사보고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표기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형 자산 매입 외에 기타비용으로도 52억8300만원이나 해외로 빠져 나갔다. 기타 비용은 감사보고서상 내역을 밝히지 않고 기타비용으로만 표시된 금액이다. 모회사인 Heineken Brouwerijen B.V.에는 2010년 6500만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9억7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까지 관련회사인 Heineken International B.V.에 5억6700만원, Heineken Asia Pacific Pte Ltd에 3900만원, H.Asia Pacific MTN pte Ltd.에도 1억900만원 등 관련 회사에만 7억1500만원이 기타비용이란 명목을 통해 빠져나갔다.

모회사에 투자금의 61.66배를 배당하고도 모자라 자본금의 7.11배를 할아버지 회사에 대여하고 또 각종 명목으로 관계회사 등에 자본금의 4.76배를 지급해 온 것이다.

지난 2013년 5월 새누리당 정무위 조원진의원은 “하이네켄코리아가 2012년 올린 영업이익 160억원의 77.5%인 124억원을 네덜란드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지만 기부금은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며 외국계 주류회사들의 인색한 국내 기부금에 대해 지적했지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의 권위마저 무시된 느낌이다.

한편 하이네켄코리아는 흉내만 내는데 그친 기부금과 할아버지 회사에 거액을 대여한 사유 및 각종 명목으로 관계회사들로 흘러간 자금의 성격과 상세한 내용 등에 대해 밝혀 줄 것을 요청했으나 소명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