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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조기에 퇴직하면서 받은 '퇴직위로금'은 퇴직소득이 아닌, 근로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퇴직으로 인해 받은 급여가 퇴직소득인지, 근로소득인지 여부는 불특정 다수의 퇴직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에 의해 지급되는 급여인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라고 판시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최근 K씨가 동안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근로소득세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K씨가 받은 퇴직위로금은 정년퇴직까지 남은 기간인 54개월분의 급여를 일시에 지급받은 것으로 임금(근로소득)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K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K씨는 1994년 A은행에 입사해 정년이 되기 전인 2011년 조기 퇴직했다. K씨는 퇴직을 하면서 퇴직위로금 명목으로 3억3600만원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A은행은 퇴직위로금 3억3600만원을 근로소득으로 분류해 종합소득세를 원천징수한 후 세무당국에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K씨는 "과세당국에게 A은행의 감원조치에 따라 강제 권고사직으로 퇴직했고, A은행과 1:1합의에 의해 퇴직위로금을 받았으므로 이 돈은 퇴직소득으로 봐야 한다"며 "퇴직소득으로 보고 계산한 금액과 근로소득으로 보고 낸 세액과의 차액 1억원을 돌려 달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1심인 수원지방법원 재판부는 K씨가 받은 퇴직위로금의 성격이 "노사합의에 따라 지급된 돈이 아니고, A은행과 K씨의 개별합의에 따라 정년퇴직까지 남은 기간 54개월분의 급여를 일시불로 지급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수원지법 재판부는 "A은행이 퇴직금의 경우 퇴직소득으로, K씨에게 지급된 위로금은 근로소득으로 각 원천징수한 후 과세당국에게 신고·납부한 점에 비춰볼 때, K씨의 퇴직위로금은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2심인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K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고법 재판부는 1심 판결 내용을 인용하면서 특히 "퇴직소득은 불특정다수의 퇴직자에게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K씨가 개별적으로 은행과의 합의에 의해 별도로 지급받기로 한 급여와는 구별된다"고 덧붙였다.
고법 재판부는 또 "근로자 개인과 사용자가 퇴직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합의하는 내용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합의를 뜻하는 노사합의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며 "K씨의 항소를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누354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