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포기·연체건수 1~3분위 저소득층에 '집중'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의 중도포기자와 연체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상환능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 계층에게만 혜택을 몰아줄 수 있다는 안심전환대출 시행 전의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안심전환대출 연체·중도상환 현황'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시행 6개월 째인 지난 10월 말 기준 중도상환 누적건수는 6268건, 4890억원에 달했다.
시행 첫달인 5월 단 72건에 불과했던 중도상환 건수는 6월 624건, 7월 1120건, 8월 1292건, 9월 1310건, 10월 1850건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세는 확대되고 있다.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 중도상환 건수 증가는 중도 포기가 아닌 주택 매매에 따른 것이고, 전체 안심전환대출 32만 건 중 1.54%로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도상환 중 하위 30%인 저소득층의 상환건수는 3697건으로 전체 중도상환의 58.98%에 달했다.
이에 대해 신학용 의원은 "중도상환 대부분이 소득 1~3분위의 저소득층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 대출자가 중도 포기했다는 분석의 설득력이 크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단순히 주택매매를 통한 대출금 상환이 아니라 중도포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과는 달리 소득이 높은 10분위 중도상환은 264건으로 가장 적었고 9분위268건, 8분위 320건 등 소득이 높을수록 상환건수가 낮았다.
중도상환 뿐만 아니라 연체규모도 증가하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연체건수와 금액은 5월 4건 4억1000만원에서 10월 말 기준 60건 69억1500만원 증가했다. 연체도 역시 저소득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1~3분위 저소득층의 연체건수는 38건으로 전체 연체건수의 63.3%를 차지하고 있다.
신학용 의원은 "연체가 소득 1분위, 2분위에 집중돼 있고 중도포기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융위가 이제라도 안심전환대출이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닌 상환능력이 있는 특정계층을 위한 정책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