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가 자회사의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스톡옵션 행사로 지출된 비용을 자회사가 보전했다면 그 보전액을 자회사의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최근 대법원은 “법인이 임직원들에게 부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은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법인의 수익창출에 기여하므로 그 행사비용에 대한 보전액은 '인건비'로 볼 수 있다”고 판결하였다.
스톡옵션을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방식은 세가지가 있다.
먼저 임직원에게 일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고,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여 그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이다. 다음으로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대신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여 그 주식을 임직원에게 정해진 가격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스톡옵션 행사일의 주식 시가와 임직원이 살 수 있는 가격과의 차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에 언급한 방식을 차액보상형이라고 한다. 이 사건에서는 상장법인이었던 자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차액보상형 스톡옵션을 부여해왔다. 그런데 자회사가 속한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지주회사인 모회사가 설립되고 그 회사는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그리고 모회사가 신규로 상장되면서 자회사는 상장폐지되었다.
즉, 시장성이 없어 상장폐지된 자회사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부여하는 것은 임직원들에게 아무런 근로유인이 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모회사는 자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모회사 주식에 대한 스톡옵션을 부여하였다.
그 후 자회사의 임직원들은 위 스톡옵션을 행사하였고, 모회사는 차액정산형 방식에 따라 모회사 주식의 시가와 행사가격의 차액을 지급하였다. 자회사는 약정에 따라 모회사가 지출한 스톡옵션 비용의 보전액을 모회사에게 지급했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이 보전액은 자회사의 세무상 비용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주식매수선택권은 회사 경영과 기술혁신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미리 정한 가액으로 주식을 인수하게 할 수 있는 귄리로서 통상 ‘스톡옵션’이라고 부른다.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법인은 스톡옵션이 어떠한 형태이든 일정한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고, 그러한 비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비용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법인이 스톡옵션 행사로 지출한 비용은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구 법인세법 시행령은 스톡옵션과 관련한 비용에 대해서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고, 그러한 비용이 세무상 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스톡옵션의 본질적인 성질에 근거하여, 스톡옵션은 애초에 임직원들의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법인의 수익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소득세법 시행령이 개인이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이익을 ‘근로소득’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부합한다.
결국 대법원은 스톡옵션 행사로 지출한 비용은 ‘인건비’에 해당하고, 본건과 같이 사전약정에 따라 모회사에 보전하는 비용도 결국 해당 법인의 부담으로 귀속되는 인건비여서 세무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010년 2월 18일 개정된 법인세법 시행령은 상장회사가 특수관계 회사의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비용을 지출한 경우, 이를 보전하는 금액은 세무상 비용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위 규정이 신설된 이후에만 세무상 비용처리가 가능하다고 해석하였으나, 대법원은 위 규정은 스톡옵션 행사로 지출된 비용 또는 그 보전액이 법인의 세무상 비용임을 확인하는 취지의 규정이므로, 시행령의 개정과 무관하게 세무상 비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상판결은 스톡옵션 행사로 지출된 비용이 법인의 사업 및 수익창출과 관련된 점에 초점을 맞추어 과세관청의 형식논리에 기반한 과세를 배척한 점에 의미가 있다. 대법원 2015.11.17.선고 2012두349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