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근로자들의 지갑은 신용카드 대금, 의료비, 교육비, 연금보험료 등의 지출로 '홀쭉'해졌을 것이다. 버는 것보다 돈 쓸 일만 많았던 한 해라고 생각하니 씁쓸해지겠지만, 자신이 지출한 내역만 꼼꼼히 따져본다면 연말정산을 통해 쓴 만큼, 일정 비율은 다시 지갑으로 환원시킬 수도 있다.
근로자 본인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해 과세표준(소득금액)을 낮출 수 있는 소득공제를 비롯해, 내야 할 세금에서 깎아주어 납부할 세금을 적게 만들어주는 세액공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항목마다 공제방식과 공제율이 달라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환급 받을 수 있는 부분도 놓칠 수 있다. 무턱대고 지출을 증빙할 영수증만 챙겨 제출하지 말고, 달라진 공제항목의 내용부터 챙겨봐야 한다는 소리다.
□ "달라진 소득공제 항목 체크하세요" = 우선 배우자 등 부양가족의 소득금액부터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근로소득만 있는 부양가족의 인적공제 소득요건이 연간 총급여 333만원(소득금액 100만원) 이하에서 총급여 500만원(소득금액 150만원) 이하로 완화됐기 때문.
지난해부터 근로소득공제율이 70%로 축소되면서 급여가 연 500만원이던 부양가족 소득요건이 333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세법이 재개정, 기본공제 대상자 소득요건을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 500만원 이하'로 재설정하면서 부양가족의 급여가 연 500만원인 근로소득자의 경우 기본공제(1명당 150만원)를 신청할 수 있다.
소비를 많이 한 근로자도 연말정산 혜택의 폭이 커졌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등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추가공제를 받기 위해선 2014년 사용액의 50%를 넘어서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는 하다. 근로자의 직불카드, 현금영수증,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해 2014년 연간 사용액의 50% 보다 2015년 하반기 사용액이 큰 경우 그 증가사용분에 대해 20%가 추가 소득공제 된다.
청약저축,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납입액의 40% 공제) 납입한도도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신규로 가입한 근로자의 경우 총급여 7000만원 이하까지여만 확대된 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14년 이전 가입자는 총급여가 7000만원을 초과했어도 2017년까지 120만원 한도로 공제가 가능하다.
□ "절세 혜택 늘어난 퇴직연금으로 세액공제 받으세요" = 퇴직연금 세액공제 한도가 더욱 확대되면서 이번 연말정산의 성패도 연금을 어느 정도 납입했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연말정산(2013년 귀속소득)까지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쳐 4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됐는데, 이번 연말정산(2014년 귀속소득)부터는 퇴직연금 300만원이 추가 공제받을 수 있게 됐다. 개인연금은 최대 400만원, 퇴직연금은 최대 7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소리다.
연봉 5500만원 이하 직장인이나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 사업자는 연금세액공제율이 16.5%(지방세 포함)로 높아져 최대 115만5000원을 받을 수 있고, 연봉이 이를 초과할 경우에는 이전과 동일하게 13.2% 세액공제 돼 92만4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자녀 관련 세액공제도 확대되면서 자녀가 많은 근로자들의 혜택도 커졌다. 2명까지 15만원씩 세액공제가 되고, 3자녀부터 1명당 30만원(종전 20만원) 세액공제 된다.
6세 이하 자녀 세액공제액은 15만원(둘째부터 1인당 15만원), 출생·입양 세액공제 30만원으로 총 75만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 "소득세 부담을 덜어준다고요?" = 근로소득자의 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근로소득에 대한 산출세액에서 일정금액을 공제해주는 '근로소득세액공제'도 놓쳐서는 안 될 항목이다.
세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꼼꼼히 살펴보기도 해야 하나, 이번 연말정산부터 공제 폭이 확대됐기 때문.
공제혜택을 받기 위해선 산출세액이 얼마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동안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 금액이 일률적으로 50만원이었으나, 2014년 귀속분부터 급여 구간별로 한도 금액이 설정됐다. 산출세액은 근로소득공제와 각종 소득공제를 제한 금액에서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곱한 금액을 말한다.
산출세액이 130만원 이하(종전 50만원)인 경우 산출세액의 55%, 13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금액의 3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가령 산출한 근로소득 세액이 130만원 이라면 71만5000원을 세액공제 되며, 140만원 이라면 '71만4000원+(140만원-130만원)x30%'의 산식을 통해 74만5000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다만 공제되는 금액이 무제한적이지는 않다. 근로자 본인의 급여에 따라 공제한도가 다르며, 급여구간 마다 설정된 공제한도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세액공제액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세액공제 한도는 총급여 3300만원 이하인 경우 74만원, 7000만원 이하 인 경우에는 '74만원-(총급여-3300만원)x0.008'로 계산한다. 단 최종금액이 66만원보다 적은 경우에는 66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7000만원을 초과하면 '66만원-(총급여-7000만원)x1/2'로 계산하되, 50만원 이하는 50만원을 한도로 적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