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4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 여당은 '강력한 응징', 야당은 정부의 '안보무능'을 비판하며 거듭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8일 '핵무장론'주장을 정부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거듭 내세웠다.
하지만 핵무장은 우리의 전시작전통제권이 우리 군이 아닌 한미연합사령부에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보수 세력을 의식해 핵무장론을 공론화 시키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가 남한 내 전술핵무기 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그건 정부의 얘기"라며 "우리당은 (입장이) 다를 수가 있다"고 거듭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정부와 당의 대북 기조가 다른 게 아니냐'는 지적에, "북핵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기조는 다를 수 없다"며 "다만 그 방식에 대해선 당과 정부가 좀 다르게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 북의 핵도발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하고 충분한 억지수단을 강화시켜야 하는 기조는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핵무장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상당히 우리의 안보 위협하고 있는 중이고 국제사회의 평화를 깨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로 단순하게 봐서는 안 될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하는 실효성 있는 외교·군사적 대책을 세워야 하며 해도 안 되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에는 절대적으로 찬성하지만 핵을 보유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도가 없는 한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보유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실현 불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에 매달려 있는 것은 우리 민족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는 것과 관련해 "군사긴장과 경제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듭 '대화 필요성'을 압박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 등에 대해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며 "자칫 남북 간 군사긴장을 높이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경제 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의 '핵무장론'에 대해 "위험천만한 발상이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했던 것과 모순된다"며 "한·미 공조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문 대표는 "이런 인식들이 바로 지난 (보수정권) 8년간 남북관계를 망친 주범"이라며 "정부여당이 북핵을 국내 정치에 악용한다면 경제 불황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경제 위기에 경제 불황까지 겹친다면 우리 경제는 재기불능 상태로 갈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다"면서도 "한편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이번 핵실험이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3년의 총체적 안보무능의 결과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전병원 최고위원은 정부가 북한 핵실험 징후 포착에 실패한 것에 대해 "핵실험을 가장 먼저 파악한 곳이 국방부도 아니고 통일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국정원도 아니었다"며 "그게 기상청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불안과 분노를 넘어서 실소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특히 더민주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등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미 제재만으로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6자회담 간사국 등 긴밀한 국제공조의 틀 속에서 적절한 제재수단이 강구되는 한편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도 "주변국 눈치만 보면서 한 발 늦게 끌려 다니기만 하는 무능력, 무책임, 무기력 3무(無) 외교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정부에 6자 회담 대상국인 미·중·일·러에 특사 파견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