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서울세관 김천길 관세행정관이 작성했습니다.)
전자담배의 인기배경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담배에 대해 2015년부터 담배소비세 등 각종 세금이 인상되어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이 없는 전자담배의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다. 수입통계를 보면 2014년 하반기에 전자담배 수입이 급증해 전년대비 4.3배(약107억원)에 이르게 되었다.
또한, 미국 드렉셀대학의 노동위생학 전문가 이고르 버스틴 박사가 발표한 2014년 논문에는 전자담배에서 배출된 물질이 간접 흡연자에게 뚜렷한 위험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직도 전자담배의 법적 지위 결정을 유보하고 니코틴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는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전자담배에 대한 나쁜 정도에 대해 여러 갑론을박이 있지만 사람들이 담배 연기에 대해 느끼는 해로움이 아무래도 전자담배가 덜하다는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전자담배에는 어떤 표시도 없어요"
지난해 초, 시중에서 유통되는 전자담배의 대부분이 중국산임에도 불구하고 현품에 원산지 표시없이 판매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수입통관 물량도 2014년 말부터 급증하는 상황이니, 역시 '단기간에 수입이 늘어나면 위험요소도 함께 증가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즉시 시장조사와 더불어 전자담배의 수입량과 모델 등 다각도로 조사와 분석이 이루어졌다. 며칠 후 전자담배에 대한 정보 분석을 마무리하고 수입 규모가 큰 10여개 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 점검 계획이 이뤄지게 되었다.
전자담배를 유통하는 대리점과 수입업체를 방문해 다양한 전자담배를 살펴보니, 현품에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은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다양한 모델의 전자담배 이곳저곳을 살펴보면서 '원산지가 혹시 어디에 있을 수도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눈을 크게 뜨며 살펴보았다.
'이렇게 많이 수입되었는데, 어디 한두 개쯤은'하는 마음은 현장점검 기간이 늘어날수록 점점 사라져가게 되어 약 한 달이 지날 즈음에는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로 수입하는 전자담배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제조해 국내로 들어오고 있었으며, 현품에는 제품 이미지 등을 고려해 원산지 표시(중국산)를 하지 않고 포장에만 표시를 하고 있었다.
이는 대외무역법 33조 '수출입 물품의 원산지는 그 물품에 표시하여야 한다'는 현품표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적발된 수입업체는 제품 포장에만 원산지표시 것에 대한 단속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쉽게 수긍하지 않고 예외적인 원산지표시방법을 인정해달라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유일하게 전자담배를 국내에서 제조하는 한다고 광고하는 업체마저도 현장에서 제조공정과 물품을 확인해보니 국내 공장에서는 전자담배 배터리(HS8543.90) 부분만 제조하고 카토마이저(HS8543.90)는 중국에서 수입해 함께 포장, 전자담배(HS8543.70) 완제품을 판매하는 하고 있었다.
해당업체에서는 배터리와 카토마이저가 결합되어 하나의 제품으로 완성되는 제조과정이 HS 6단위가 변경되는 실질적 변형에 해당되므로 포장박스에 '한국산'으로 원산지 표시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판매목적으로 물품의 포장 등과 관련된 활동」은 단순한 가공활동에 해당되어 원산지가 변경되지 않고 각 물품별로 현품에 원산지를 표시하는 것이 바른 표시방법임을 수차례 설명해 업체 대표의 수긍과 이해를 얻었던 기억이 난다.
원산지 위반의 주요 유형, '오인표시, 미표시'
B사(약 8천개, 12억원 상당)는 중국산 전자담배에 원산지 표시하지 않고 물품 중앙부에 브랜드와 USA를 함께 표시해 소비자가 미국산으로 원산지를 오인하도록 표시해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이외에도 중국산 전자담배에 원산지 표시하지 않고 판매용 포장 박스에만 원산지(MADE IN CHINA) 표시한 물품 (약 47만개, 708억 상당) 등도 적발됐다.
전국적으로 펼친 이번 단속에서 원산지 표시위반 업체들이 대부분 처음 적발되어 시정조치 되었지만, 향후 다시 적발되면 시정조치와 함께 물품가격의 10% 또는 3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원산지 제도의 정착을 꿈꾸며
우리가 단속을 시작한 때에 전자담배는 이제 막 유통시장이 확장되고 성장하는 시기였다.
그래서 단속에만 주안점을 두지 않고 수입업체의 이해와 올바른 원산지 표시에 대한 이해가 이번 점검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수입업체에게 원산지 제도에 대한 근본취지와 올바른 원산지 표시방법에 대한 안내를 적극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전자담배 업체의 이해와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4월 전국 14개 주요 전자담배 수입업체에 대한 마지막 원산지 시정조치를 완료하는 순간 연초부터 시작한 우리 원산지팀의 큰 숙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현장 검사시 원산지 1팀(반원 6급 김천길, 8급 김영희)이 모두 합심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달린 결과, 단속된 업체들이 표시한 원산지와 방법이 위반이 아니다라며 반발하는 업체들로부터 하나 둘 이해와 동조가 이어졌고 힘든 설득과정이 떠오르면서 참으로 보람됨을 느낄수 있었다.
또한 이번 단속과 원산지 제도 안내를 통해 전자담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매자에게 제공해 소비자에게는 알권리 보장과 수입업체에게는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원산지표시 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데 작게나마 기여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