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권력 교체'를 강조하며 총선승리를 다짐했다. 문 대표는 정의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와의 연대를 제안했다.
'사즉생'…"사퇴해도 모든 방법으로 총선 도울 것"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선대위가 안정 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 그게 지금 당에 가장 보탬이 되는 선택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영입한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이끄는 선대위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 현 지도부의 당권이 이양될 전망이다.
특히 문 대표 사퇴를 압박하며 탈당을 시사해온 비주류와 호남의원, 박영선 의원 등은 문 대표의 사퇴 시사로 당에 잔류할 뜻을 내비쳐 일단 당 분열 양상이 수습되는 분위기다.
선대위 구성과 최고위원회의 권한 이양 작업이 1월 말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문 대표의 사퇴 시점이 설날 직전인 2월 첫째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종인 체제 출범 후 당 대표 사퇴…총선승리 위해 '사즉생' = 당 대표에서 물러난다 해도 20대 총선은 문 대표가 지난 해 2·8 전당대회에서 밝힌 세 번의 죽을 고비의 마지막이기 때문에 문 대표로서는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연대에 '사즉생(死卽生)' 각오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총선을 위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의 총선 승리 기준은 새누리당의 과박의석 저지다. 문제는 더민주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의 민심 이탈과 정의당, 천정배 의원, 나아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까지의 연대 모색을 하지 않으면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문 대표가 앞서 '총선 승리'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만큼 다각적인 연대 노력에 나설 전망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의 선대위 체제가 출범하면 당 분열 국면이 가라앉게 될 것"이라며 "이제 문 대표는 총선승리를 위한 야권연대와 호남 인재혁신을 약속했으니 호남 민심을 추스르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文, 정의당-천정배 야권 연대 제안…안철수, 연대 일축 = 문 대표는 천 의원과는 통합을, 정의당과는 선거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정의당과 천 의원의 국민회의를 향해 "박근혜 정권의 불평등 경제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데 동의하는 야권세력이라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그동안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와 정의당과는 비공식인 협의를 이어왔습니다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 같은 제안에 천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사퇴로 당의 기득권 해체가 다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거리를 두었다.
정의당은 한창민 대변인의 구두논평을 통해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계속 공감해온 바로,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야권 연대에 대한 이야기라면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는 안철수 의원은 거듭 "총선 연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어서 야권연대의 험로가 예상된다.
□ 호남 민심 회복 관건, 인재혁신 강조…安측 '이승만 국부론' 논란 = 특히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 이탈 역시 문 대표가 넘어야할 산이다.
'반문(反文)' 정서가 깊이 드리워진 호남을 향해 문 대표는 '호남 인재혁신'을 내세웠는데 최근 인재영입과정에서 반등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다.
호남 출신의 김 위원장과 광주출신의 양형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대표적이다. 또한 지난 17일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였던 이용섭 전 의원이 복당했다. 이 전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국세청장과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역임한 호남출신 인재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호남 민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호남의원들은 문 대표의 사퇴에 호남 민심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민주는 오는 24일 광주에서 '더불어 콘퍼런스'를 열어 호남 민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더민주가 최근 영입한 외부인사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세계적인 지식 강연 웹사이트인 테드(TED)를 모티브 삼아 짧은 강연 형식으로 진행한다.
문 대표가 사퇴를 시사한 만큼 광주를 찾아 호남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탈한 민심이 돌아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