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미국이 금리 인상을 결정해 그 파장이 세계 곳곳에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당분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회사들 가운데 금리 인상을 대비한 금융상품을 내놓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테크에 목마른 금융소비자로선 난감한 처지이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투자전략은 어떻게 짜야할까.
□ 국내 증권사 대다수 "기준금리 인상 대비한 상품 없어"
국내 굴지의 증권사 대다수는 금리 인상을 대비한 금융상품이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의견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은 금리 전망에 어긋나기 때문에 벌써부터 금리 인상을 대비한 금융상품을 내놓기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리서치센터에서 연내 한국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상품기획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금융상품을 기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관계자는 "따로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며 "금리와 관련된 상품 자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당사 하우스뷰는 올해 국내는 금리 인상을 안하고 오히려 한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때문에 금리 인상 관련 금융상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은 금리변동 리스크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KTB전단채펀드(채권)을 지난 14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KTB전단채펀드는 1년 만기 국고채에 60%, 기업어음에 40%를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최소가입금액과 환매수수료가 없고, 목표수익률은 2% 내외로 단기상품인 MMF, CMA보다 0.5% 수익률이 높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실 이사는 "KTB전단채펀드는 평균 듀레이션을 0.4년 내외로 관리해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에도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 금융전문가들 선진국 주식형 펀드·달러상품 추천
금융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라고 추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금리 인상 시점에 맞춰 미국·일본 주식형 펀드, 선진국 분산투자형 펀드 등 선진국에 집중된 펀드를 추천한다.
특히 경기지표 개선과 추가 양적완화가 기대되는 유럽 주식을 최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유럽주식형 펀드는 슈로더유로증권(주식), JP모간유럽중소형주(주식-재간접), 미국주식형 펀드는 피델리티미국(주식-재간접), AB미국그로스(주식-재간접) 펀드가 대표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천하는 일본 주식형 펀드는 삼성일본중소형FOCUS(주식), 프랭클린재팬(주식), 선진국 분산투자형은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주식-재간접),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주식) 펀드가 있다.
또 금리를 달러 가치와 연관해 해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요즘 트렌드인 만큼 달러 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통화량이 줄어들어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원화 가치는 하락한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 추세에서 달러 투자는 무조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에 따르기 보다는 위험회피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박훈규 KEB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은 "달러 자산은 시장 불안정기에 자산을 지키고,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효자"라며 "달러당 1150원 수준을 기준으로 잡고 저점 매수하는 전략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추천 포트폴리오에는 달러 환매조건부채권(PR). 달러RP 맞춤형신탁, 해외상장 달러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 외화정기예금신탁(중국은행 달러정기예금), 원·달러 환율 연계 파생결합신탁(DLT)이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