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연일 '박 대통령-친박' 겨냥 상향식 공천 관철 의지
4·13 총선을 앞두고 분열을 거듭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표의 '백의종군'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새누리당은 그동안 잠잠했던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면화되고 있어 향후 공천 과정에서 큰 파열음이 예상된다.
포문을 연 것은 김무성 대표(사진)다.
김 대표는 "망국법"으로 규정한 국회선진화법과 관련, 전날(26일) 18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 당시에 대해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된 것.
권력자는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논란이 되자 김 대표 측은 '실언'이라고 진화했지만 실언으로 받아들이는 정치권 인사는 없어 보인다.
또한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친박계가 자신과 각을 세우는 이유를 묻자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 역대 정권마다 있었던 일이다. 그게 대통령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그는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 그럼 다 친박 아니냐. 그때 다독였다면 모여 있던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몇 명의 소수가 '우리만 친박'이라며 밀어냈다. 내가 친박을 만든 사람인데 나보고도 친박이 아니라고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나아가 대구에서 '진박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박근혜 정부 출신 예비후보들에 대해서도 "대구 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였느냐. 역효과가 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틀 연속 박 대통령과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한 것은 김 대표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상향식 공천과 연관이 있다. 김 대표는 당권도전을 할 당시부터 상향식 공천을 내세웠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당헌당규도 바꿨다. 4월 총선이 끝나면 곧이어 7월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다시 당권경쟁도 시작되어 김 대표로선 대표로선 총선 체제 승부를 띄운 셈이다.
이에 친박계에서는 "부적절하다"고 김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지만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에 대해 "당 대표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한 얘기지만 그중에 조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전부 다 찬성했다는 부분은 최경환, 윤상현, 유기준, 이경재 의원 등 당시 친박 의원들도 반대나 기권을 했다는 것이 사실과 다르고 통과한 시점도 (의원들이) 공천을 의식한 건 아니고 5월초"라고 강조했다.
당장 총선 경선을 이끌고 갈 공천관리위 구성과 관련해 김 대표와 친박 간 갈등을 빚고 있어 총선 대오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계가 이한구 의원을 밀고, 비박계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로 맞서고 있어 당초 예상한 금주 중 공천위 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더민주, '문재인 체제' 마무리…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 대표 체제를 마감하고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27일 공식 출범했다.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전병헌 추미애 유승희 이용득 최고위원은 이날자로 지도부에서 일괄 사퇴 처리됐으며 지도부의 모든 권한은 비대위로 넘어갔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대위 구성의 건과 당헌 개정의 건을 의결했다.
비대위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박영선 전 원내대표(서울)와 우윤근 전 원내대표(전남), 변재일 의원(충북), 이용섭 전 의원(광주), 인재영입 1호인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과 영입2호인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변 의원을 제외한 6명은 선대위원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지역적으로도 비교적 골고루 됐고, 성향으로도 내추럴(중립적)하지 않나 싶다"며 "어려운 처지의 당을 보다 활력 있게 끌고 가서 4·13 총선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더디지만 (선대위원장을 맡은 후) 지난 2주간 하루에 1점씩 회복하고 있다. 아직 낙제점이지만 77일 남은 총선까지 1점씩 전진하면 승리할 수 있다. 단호한 결의와 행동만이 총선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고 자신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국보위 전력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선 광주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국보위 참여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렸기에 상당한 오해가 있는 듯하다"며 "사실 국보위가 성립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사정에 대해 철저히 그런 일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렇게 급작스런 사태를 만들어 인명 피해가 일어나게 한다는 건 다른 이들과 같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통해 개헌하고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인데, 그 정신을 받아 민주주의 실현하는데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최근에 제가 잠을 잘 못잤다. 거대한 정당을 어떻게 살려 수권정당으로 만들어 국민들이 원할 때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나 생각했다"며 "비대위 6분을 모시고 위원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총선승리와 나아가 대선승리에 최선을 다 할테니 믿어 달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