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 최근 5년 영업실적 추이
자료 : 삼성물산 IR 자료 및 사업보고서
적자 건설사들 흑자전환...흑자 삼성물산은 적자전환
매출 13% 감소, 영업이익 3450억원 적자로 부진
지난해 주택 분양시장의 활황으로 그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건설사들이 흑자로 전환해 환호를 지르고 있는데 유독 삼성물산만 적자를 내 울상을 지었다.
지난주말 삼성물산이 발표한 '2015년 잠정경영실적'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13조 470억원, 영업이익은 345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사업을 하다보면 적자가 날 수도 있지만 삼성물산의 이번 적자가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그동안 적자를 내던 다른 건설사들이 이번에 모두 흑자로 전환하며 환호를 부르고 있는데 유독 그동안 흑자행진을 멈추지 않았던 삼성물산만 대규모 적자를 냈기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상장건설사들의 2015년 연간실적을 보면, 현대건설이 9866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으며 대우건설은 3346억원, 대림산업 2656억원, 재작년 어닝쇼크를 냈던 GS건설도 1224억원의 흑자를 냈다.
삼성물산은 작년초 시공능력평가에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국내 최대의 건설사여서 이같은 부진한 실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의 2014년 실적은 우리나라 최고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다른 건설사들은 모두 큰 영업증가세를 보였지만 삼성물산만 매출감소에 대규모 영업손실까지 겹쳐 다시 1위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 작년 주택분양 열기 속 삼성물산만 분양 축소...무슨일이 있었나
작년의 주택분양 열기는 16년래 최대규모의 건축허가 기록을 세운데다 실제 공급된 주택만해도 50만 가구를 웃돌 정도였다.
이런 추세에따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도 주택공급을 크게 늘려 이들 4개사는 2014년 6만 가구에서 2015년에는 13만 가구를 공급해 125%나 증가된 물량을 쏟아냈고 분양도 대부분 완료돼 기분좋은 한 해를 보냈다.
이렇게 대형건설사들이 없는 물건까지 당겨와 주택사업을 하는 중에도 삼성물산은 작년 한 해 1만450 가구를 공급해 2014년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지난 상반기에 사실상 분양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은 삼성물산의 행보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얘기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작년에 분양한 1만450가구 중 1만194가구는 하반기에 내놓은 물건이고 상반기에는 1건 264가구 분양에 그쳤는데 그것도 조합물건이라 사실상 분양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열기가 재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작년 1월부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며 "삼성물산이 작년 상반기에 단 1건 밖에 분양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의아해했다.
대형사 '15년 주택분양 실적 (단위:만가구) 삼성물산 '15년 상하반기 주택실적(단위:가구)
자료 : 각 회사 제공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이러한 주택사업 실적에 대해 작년 7월에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관련됐을 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 영업실적 감소로 주가하락...제일모직 주주에게 유리하게 작용
작년 상반기에는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수주실적도 크게 줄었다.
삼성물산은 2014년 상반기에 2조4700억원의 해외수주실적을 거뒀지만 작년 상반기에는 9800억원에 그쳐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수주 규모가 줄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주택사업은 사업위험을 줄이기 위해 조합주택을 많이 하다보니 일정 조절에서 애를 먹었다"고 상반기 주택공급이 거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으며 "해외수주도 실적을 잡는 기준이 건설협회나 국토교통부와 차이가 있어서 실적이 적게 잡혔다"고 상반기 수주가 적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작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줄어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8만원까지 했던 주가는 5만원대로 하락했고 그 시점에서 합병비율이 결정돼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주식은 0.35주로 가치가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