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마치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사진 오른쪽)와 최현민 부산지방국세청장(왼쪽).
기나긴 국세청 본청 생활을 뒤로하고 1급 공무원(고위공무원 가급)으로 승진해 부임한 지 갓 한달을 조금 넘긴 최현민 부산지방국세청장.
중국 철강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최근 불어닥친 저유가 여파로 부산 지역 경제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업이 침체일로에 빠지면서 부산청이 관할하고 있는 부산경남 지역의 경제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지난 2일 최 청장과의 대담을 통해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부산세정의 수장을 맡게 된 최 청장의 각오와 부산청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보고, 국세청 내에서 강직한 국세공무원의 전형으로 통하는 그의 면면를 하나하나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및 사진 : 류성철 기자, 김용진 기자(사진)
Q.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청장님이 태어난 지역이 부산이며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첫발을 이곳 부산에서 내디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지역 세정의 총사령관으로서 다시 돌아온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부산청은 제가 26년 전 북부산세무서에서 초임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5년여간 근무한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새로운 국세청 50년을 여는 첫 해에 다시 부산지역에서 지방국세청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울러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임환수 국세청장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부산청을 잘 이끌어 주신 원정희 전임 부산청장에게도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부산청 관할지역은 부산·울산·경남의 동남경제권과 관광 산업 중심지인 제주지역을 관할하는 해운물류의 중심시로서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다양한 업종이 고루 분포되어 한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입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중국경제 불안, 미국의 금리인상,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부산지역 경제는 지역 대표산업인 조선업종 불황과 국내경제 저성장기조 등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동남경제권의 주요 경제기관장을 맡게 되어 개인적인 영예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Q.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부산경남지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장님께서 파악한 부산경남지역의 경제(세정)여건은 어떤 상황인가요.
= 부산·경남지역의 지역 경제인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지역 주력업종인 조선업은 조선경기 불황과 주요 조선사의 대규모 손실발생 등으로 연관 업종마저 경영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자동차 업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수입차의 내수 점유 확대와 환율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고, 기계 업종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감소로 해외 수출이 줄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내수를 기반으로 한 지역 중소기업, 영세 사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부산지방국세청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청장님이 계획하고 계신 경제활성화 지원 방안은 물론 세정운영의 중점적인 방향은 어떠한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경제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으로는 우선 기업인이 세금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성실 중소기업에 대한 간편조사를 확대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체결한 성실납세 협약제도를 통해 세무상 리스크를 신속히 사전에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세무부담 완화를 위해 사후검증 유예제도를 도입해 최대 6개월까지 유예할 예정입니다.
사후검증 대상자 선정부터 납세자 해명, 처리결과까지 전 과정을 전산 관리해 중복검증 및 과도한 자료요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입니다.
아울러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환급금을 조기에 지급해 자금사정에 숨통을 터주고, 재해를 입은 납세자에 대해서는 현장을 직접 찾아서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실시할 것입니다.
근로장려금 신청편의를 향상하고 학자금 상환유예제도를 실시하는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 할 것입니다.
또한 소상공인과 영세중소법인 등에게 세무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세납세자 지원단'도 내실있게 운영해 영세납세자가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세정운영에 대해서는 4가지를 중점운영방안으로 설정해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불필요한 세정간섭을 없애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세무조사 부담을 완화할 것입니다. 아울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둘째, 지난해 다져놓은 '사전 성실신고 지원체계'를 통해 사전안내항목을 지속적으로 발굴·제공하고, 납세자가 실수하기 쉬운 사항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안내할 방침입니다.
셋째, 성실납세문화가 지역 전반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공정과세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대다수 성실납세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세법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단호히 대처해야 합니다.
넷째, 준법·청렴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높여가겠습니다. 개청 5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잘못된 관행·문화를 철저히 혁파하고, '세법 집행기관'으로서 원칙과 중심을 잃지 않는 업무자세 견지를 통해 납세자의 권익을 존중하고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최현민 부산청장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조선업 침체로 인해 부산지역의 경제가 침체되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세법에서 허용하는 가능한 모든 세정지원을 통해 관내 경영자들이 세금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Q. 연계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만, 지난해 국세청이 거둔 세수실적이 양호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지방국세청의 지난해 세수 실적은 어땠으며, 올해 목표, 또 달성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안들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지난해 국세청은 개청 이래 처음으로 세수 200조원 시대를 개막했습니다.
부산청의 경우 한국예탁결제원 등 공공기관 전입으로 인한 증가 외에도 사전 성실신고 지원을 통한 신고 세수 증가 노력으로 1급청에 걸맞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세수는 목표를 정해서 업무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입 예산 확보를 위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성실신고 지원을 확대해 신고 세수를 증가시키는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더불어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는 고의적·지능적 탈세 및 체납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성실신고가 최고의 절세 전략이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등 세입 예산 확보에 세정 역량을 집중시키겠습니다.
다만 조선 등 지역 주력업종의 경기불황 장기화로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경제가 어려운 만큼 세정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촘촘하게 구축된 과세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숨은 세원 발굴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등 조용한 가운데 내실있는 세정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Q. 올해 국세행정 운영 방안이 확정되었고 이와 관련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세무조사가 강화되는 등 기업들의 입장에서 볼 때 다소 부담감이 느껴지는 세정운영 방향이 설정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는 세무조사도 엄정해야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가 매우 절실한 상황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부산지방국세청만의 방안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취임 당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세정'을 펼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지역경제를 묵묵히 뒷받침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는 예년보다 낮은 조사비율을 유지하고, 간편조사를 확대 운영하는 등 조사 부담 완화를 통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저 또한 부산청장으로서 지역 내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경제인 단체, 지역공단, 사업자 단체 등을 직접 찾아 세무상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는 등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세법개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본청에 건의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부산지역 기업애로해소 대책위원회, 영세납세자 지원단을 활용한 세무상담·자문, 신규 창업자에 대한 세무 멘토링 등 세무관련 리스크·애로점을 사전 해결해 부산청 관내 기업인이 오직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Q. 조직 내부의 부패 문제도 지난해 매우 심각하게 대두된 바 있습니다. 올해 국세행정의 중요한 테마도 청렴성 강화인데요. 평소 청장님께서도 청렴을 실천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렴한 부산지방국세청'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가지고 계시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부산청은 본청 차원에서 시행하는 '부조리 근절 종합 대책'을 선제적, 능동적으로 실천해 납세자로부터 신뢰받는 국세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직무관련성을 불문하고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수수하는 경우 공직배제 등 엄정 조치하고, 지방청에 '준법세정팀'을 신설해 청렴 순회교육, 제도 및 시스템 개선사항 발굴 등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업무검토·결재과정에서의 관리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내부시스템을 개선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해 나갈 것입니다.
부산청만이 운영하는 제도인 직원간 수평적 롤모델 '함께 근무하고 싶은 동료(함무동)' 제도를 적극 활용해 밝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부산청은 이번 설명절에 직무관련자와의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고, 내부 직원 간에도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1년부터 자율적으로 결성된 청렴동아리 '맑은물결(淸波)'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생명(公生明), 염생위(廉生威)라는 말처럼, 지방청장으로서 공정하고 청렴한 자세로 매사에 임해 국민이 신뢰하는 당당한 부산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Q.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인사 및 복지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청장님이 가지고 계신 인사의 원칙은 무엇이며 활력 있는 부산지방국세청을 만들기 위한 인사 또는 직원 복지 계획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취임사에서 우리 모두 '행복하고 자긍심이 충만한 부산청'을 다함께 만들어보자고 전 직원에게 제안했습니다.
활력이 살아 숨쉬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인사의 원칙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투명한 인사원칙을 세우고 능력과 평판에 의한 올바른 인사문화를 만들어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맡은 일에 충실한 직원이 우대받는 인사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입니다.
일선의 현장의견을 적극 수렴해 장애인 공무원의 타생활 권역 교류를 제외하고, 부부공무원의 동일관서 근무를 지원해 사기 진작 및 근무 의욕을 높여나가며, 희망하지 않는 관서에 배치되는 경우 다음 전보 시에는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전보 포인트제'도 운영해 직원들이 공감하는 열린 인사를 지향해 나갈 것입니다.
매년 직원간 수평적 롤모델인 '함무동'을 선발·시상해 직원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일 잘하고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직원이 존경받는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에도 노력하겠습니다.
그밖에도 직원들의 문예작품을 지방청 및 세무서에 전시해 감성의 윤기를 살리고, 축구·테니스·배드민턴 등 직장 동호회도 적극 지원하며, 직원들의 경조사를 위해 맞춤형 협약을 체결하는 등 개방적이고 활기넘치는 조직을 만드는데 힘쓸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납세자와 조세일보 독자, 부산지방국세청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우선 그동안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해 주신 납세자들께 감사드립니다.
부산청은 앞으로도 납세자들이 불편없이 성실신고를 할 수 있도록 최상의 납세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기업들이 세금문제 걱정없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정을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경영애로기업, 영세납세자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세정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성실한 납세자가 보람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우대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업무를 헌신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부산청 전체 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개청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깨끗하고 당당한 국세청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청렴세정의 원년으로 삼아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청렴세정이 국세청 조직문화로 자리 잡으면 우리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당당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깨끗하고 당당한 부산청을 만들어 명실상부한 1급청으로서 자부심과 긍지가 넘치는 최고의 일터로 만들어 나가길 당부드립니다.
下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