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키도(合氣道)는 상생의 길을 찾고 긍정을 강화시켜가는 운동이다. 훈련을 할 때는 항상 우케(受け, 기술을 받는 사람)와 나게(投げ,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로 서로의 역할을 정하고 우케는 나게가 정확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
나게는 우케의 안전을 생각하면서 우케가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까지만 기술의 수위를 조절해서 펼친다. 서로가 안전하게 기술을 펼치게 되면 난이도가 높은 기술도 어렵지 않게 연습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우케가 수신을 완벽하게 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면 나게가 아무리 강하게 기술을 펼쳐도 위험하지 않다. 그것은 '우케의 질이 나게의 질을 결정한다'와 같다.
초심자에게는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안전하게 기술을 펼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서로가 대결하듯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반격하거나 빈틈을 공격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 위축되어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펼칠 수 없게 된다. 그런 훈련이 언뜻 실전적이고 효과가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몸과 마음이 경직되어 단순한 기술도 어렵게 할 수 있다.
조련사가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해 훈련시킬 때 끝이 뽀족한 '앵커스'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코끼리에게 고통을 주는 그런 훈련은 결국 스트레스를 유발시키고 예민하게 만든다. 조련사가 시키는 대로 짐을 싣고 나무를 옮기는 일은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고통스런 훈련에 대한 부정적 기억들이 존재하여 훈련 자체를 싫어하게 된다. 후진국에서 하는 그런 부정적인 훈련법은 선진국에서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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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거운 수련을 하는 여든이 가까운 할머니. |
선진국에서는 코끼리와 조련사가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칭찬과 보상을 통해 코끼리가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여하게 한다. 이것을 긍정강화 훈련법이라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라는 제목의 책도 있듯이 긍정강화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앵커스로 고통을 주면서 길들이 듯 사람에게도 승패에 대한 경쟁의식에서 나오는 체벌이나 정신적인 압박이 주입되는 훈련은 당장 효과를 발휘하며 좋은 성적을 이끌진 몰라도 지지 않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로 결국 훈련을 좋아하지 않게 되고 기피하게 만든다.
아이키도의 수련방법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은 바로 긍정강화 훈련법에 있다. 우케는 나게가 잘 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물론 나게는 우케의 안전을 배려하며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한다. 그렇게 훈련을 하면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기술들을 경직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펼치며 훈련하게 된다. 아이키도 기술이 단순하지 않고 크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훈련이 유쾌하고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고도의 테크닉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신기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이키도 수련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폭력적이고 경쟁적이지 않아야 한다. 서로 조화롭게 협력하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시키는 매우 즐거운 운동이 되어야 한다.
기술을 펼침에 있어서도 경직되거나 위축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배우고 훈련했는가에 따라서 실력 차이가 나겠지만 실제 상황에 대처하는 아이키도의 전술과 전략 그리고 기술표현의 자연스러움은 훈련한 것만큼 적용되며 나타난다.
아이키도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따라서 배우지 않고는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아이키도를 만유애호(萬有愛護) 또는 평화의 무술이라고 하는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무술 지도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따라서 아이키도 지도자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보여주지도 못하면서 부정적이라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부정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도자라면 수련을 통해서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