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세제실 과장급 인사이동을 위한 물밑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박금철 전 조세정책과장(행정고시 37회)이 고위공무원단으로 승진해 국방대학교로 파견되면서 후속적인 조세정책과장 등 인선이 이르면 이달 중순쯤 단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세제실 내 분위기는 부분적으로 발생한 공석을 메우는 형태의 소폭 전보인사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세제실 과장급 직위 대부분이 '전문직위제'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제실 과장급 직위는 19개(3개 팀 포함)로, 전문직위로 묶여 있는 직위는 12개의 자리다.
조세정책과를 비롯해 소득세제과, 법인세제과, 재산세제과, 부가가치세제과 등 기간세목을 담당하는 자리가 대부분 전문직위제로 분류되어 있다. 조세분석과, 조세특례제도과, 산업관세과, 국제조세협력과 등 7개 자리는 일반직위다.
전문직위군으로 지정되어 있는 대다수 과장급 라인업이 변화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전문직위제의 영향으로 일정기간(최소 3년) 동안 순환보직이 제한된 점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석 중인 조세정책과장, 관세협력과장, 조세법령개혁팀장 등 3개 직위 인사로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세제실 과장급 최고의 핵심 요직인 조세정책과장 인사가 포함되면서 인사이동에 대한 관심은 예년 못지 않게 높은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세제실 과장급 인사가 대부분 이루어져 대폭으로 할 가능성은 낮고, 소수 과장급 직위 빼고는 전부 전문직위제 때문에 이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선 최대 관심사인 조세정책과장 직위를 놓고 행정고시 37회 동기인 정정훈 조세분석과장과 박춘호 법인세제과장이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최초의 여성 조세정책과장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유일무이한 후보였던 김경희 국장이 부이사관 승진과 함께 역외소득 자진신고기획단 부단장으로 이동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정 과장과 박 과장 모두 사무관 시절부터 굵직한 세제경력을 쌓은 '세제통'으로 분류되며 그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조세정책과장 후보군에 수시로 이름을 올려왔다. 다만 현재 조세정책과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정 과장이 한 발 앞선 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노중현 과장이 인사교류를 통해 성남세무서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조세법령개혁팀장 자리도 수혈이 시급한 상황. 이 직위는 일반 세목 파트에 비해 세제실 내부에서의 비중이 다소 떨어지지만, 수행하는 업무가 조세정책 측면에서는 결코 중요도가 떨어지지 않는 자리다.
우여곡절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국세청(금천세무서)에서의 파견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서지원 과장이 비공식적으로 업무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 밖에 김정홍 전 관세협력과장의 대법원 파견(고용휴직)으로 발생한 해당 직위의 공백도 메워질 전망이다.
한편 실장을 포함한 국장급 직위에 대한 물갈이 인사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문창용 현 세제실장이 당분간 세제실장 업무를 계속해서 수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자리를 순차적으로 이어받게 되는 연쇄 이동이 불가능하게 됐기 때문.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 현재의 세제실 국장급 라인업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