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생명이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여행자상해보험을 제공하는 '맛보기 마케팅'으로 신규고객을 유치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젊은 신혼부부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종신보험을 저축보험인 것처럼 권유하는 사례가 적지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의 경우 실손의료보험 등 기본적인 보장보험 이외에 내집마련과 자녀교육비 마련을 위한 저축성보험이 더욱 권장할 상품이며 종신보험은 가계부담이 높은 중장년층에 적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2년 전부터 웨딩업체와 제휴를 맺고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여행자상해보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동부생명은 웨딩업체를 통해 3년간 이 보험의 혜택을 받게 된 예비 신혼부부들을 접촉해 생애재무설계를 해주는 방식으로 잠재력이 큰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부생명의 전속 보험설계사 일부가 재무설계를 할 때 종신보험을 저축보험인 것처럼 판매하고 있어 불완전판매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 결혼을 앞두고 웨딩박람회를 찾은 A씨는 결혼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동부생명의 공짜보험인 여행자상해보험을 가입하게 됐다.
이후 A씨는 보험증권을 받기 위해 동부생명 전속 설계사 B씨를 만나게 됐다.
B씨는 보험증권을 전달하기 위해 A씨를 찾아가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재무설계를 해 주겠다"며 각종 보험상품을 소개했다.
B씨는 "젊을 때부터 저축을 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저축과 함께 중요한 것은 노후를 위한 연금"이라고 강조하며 '연금 받을 수 있어 행복한 종신보험'이라는 상품을 소개했다.
문제는 일부 설계사들이 종신보험이라는 보장성 상품을 "저축으로 준비하세요"라며 마치 저축성 보험인 것처럼 저축용으로 권유한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4년 8월 이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동부생명을 비롯한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우리아비바생명, 현대라이프생명, 흥국생명, KB생명, KDB생명 등에 연금전환형 종신보험 판매를 중단토록 조치하기도 했다.
종신보험을 연금보험 혹은 저축보험인 것처럼 불완전판매하는 행위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 이후 상품명에 '연금'이 들어가는 것 자체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관련 민원들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영업 현장에서 여전히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생명 관계자는 "영업을 비롯한 마케팅 담당자들은 관련 프로세스를 통해 영업 현장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을 하고 있다"며 "만일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인 줄 알고 잘못 가입한 고객이 있다면 확인을 거친 뒤 모든 보험료를 돌려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들은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보험의 판매를 늘려야 할 상황이다.
보장성보험 중에서도 종신보험은 장기 상품이며 비싼 보험료 등으로 보험사의 경영안정을 꾀하는데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도 종신보험의 경우 높은 수수료를 보장해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비 신혼부부는 보험사 입장에서 앞으로 판매할 상품이 무궁무진한 황금 고객인데 반해 금융 경험은 중년 부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며 "동부생명이 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좋은 전략으로 보이나 젊은층의 미숙한 금융 경험을 이용해 종신보험을 저축인 듯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