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 넘치는 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한동연 광주지방국세청장의 취임 직후 행보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호남)이기도 하지만, 초임 시절부터 국장급 직위에 이르기까지 몸 담았던 호남 지역의 세정을 진두지휘할 '수장(首長)'이 되어 다시 뛰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한 청장은 조세일보와(www.joseilbo.com)의 인터뷰에서 광주청장 부임과 관련해 "광주청에서 직원, 과장, 서장, 국장으로 근무하는 등 이 지역을 상대적으로 잘 파악하고 있다고 판단해서 (임명)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 청장은 1959년에 태어났다. 고향은 전북 남원. 사레지오고(현 살레시오고)를 거쳐 원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7년에 7급 공채로 합격하며 국세청과의 인연을 맺었다.

강산이 세 번이 바뀌는 긴 시간 동안 국세공무원으로서의 발자취는 어땠을까.

그는 이리세무서(현 익산세무서)총무과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하면서 광주청에 첫발을 내딛었다. 2년여를 광주청 소속으로 근무한 뒤 재무부 국제금융국, 금융정책실 등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운명처럼 여수세무서 세원관리과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시 광주청으로 돌아왔으며, 서기관 승진 후에도 남원세무서장으로 초임 세무서장 시절을 보냈다.

정부법무공단 파견, 안양세무서장, 중부지방국세청 신고분석2과장, 국세청 소득지원과장, 국세청 심사1담당관 등을 거친 뒤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면서 다시 광주청으로 내려와 조사1국장을 지냈다. 조사1국장 부임 후 6개월만에 고위공무원으로 승진, 중부청 성실납세지원국장으로 업무를 수행한 이후 국세공무원 생활 30여년을 훌쩍 넘긴 시점에서 호남 지역의 세정을 관할하는 수장이 되어 다시 발을 밟게 됐다.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는데 어려운 점도 있을법한데, 의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한 청장은 "광주청은 예전에 직원, 과장, 서장, 국장으로 여러 번 근무한 적 있어서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지방국세청장으로 기억되고 싶냐고요?

고향에 대한 애착은 고스란히 세정운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 광주청이 관할하는 광주, 전남·북 지역경제는 차지하는 국토면적에 비해 사업자수, 세수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세정운영 방안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

한 청장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하듯 "호남지역은 경제 규모가 취약한 편이기 때문에 조금 더 소통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원칙을 가지고 소통을 잘 하며 정이 넘치는 광주지방국세청장으로 기억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납세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을까. 그는 광주청장으로 부임한 이후 광주로 전입신고까지 마쳤다고 한다. 거주지가 같은 시민으로서 납세자들과 소통의 문을 더 넓게 열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전입신고를 하게 됐다는 것이 한 청장의 설명.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여럿이 낫다. 광주청의 세정지표가 소통으로 자리하게끔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과의 교류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 청장은 "신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을 좋아한다"며 "이들이야 말로 국세청 발전의 원동력이고 국가와 주변에 희망을 주는 보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